"언론대책 문건"의 작성자인 중앙일보 문일현 기자는 28일 "문건작성을
중앙일보 간부와 상의했다거나 사주를 받았다던가 팩스를 여러곳에 보냈다는
억측이 난무한데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문 기자는 이날 베이징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종찬 전 국정원장에
게 먼저 전화를 걸었는데 당시 그가 국정 걱정을 많이 해서 평소 생각과
소신을 정리해 팩스로 보냈을 뿐"이라며 개인적으로 문건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건을 만들게 된 동기는.

"언론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이 성공하려면
언론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전화한 후 평소 생각과 소신을 정리해서 팩스로
보냈을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중앙일보 간부와 상의하지 않았나.

"회사 사람과 전혀 상의가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보낸 적도 없다.

만일 보안이 요구되고 어떤 의도가 있었더라면 이 전 원장의 사무실처럼
민감한 곳으로 팩스를 보냈을 리가 있겠는가.

팩스를 다른곳에 보낸적도 없는데 왜 문건이 바깥으로 흘러 나갔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 전 원장과 어떻게 통화했나.

"당시 이 전 원장이 여의도에 사무실 차렸다는 보도를 접하고 사무실로
먼저 전화했다"

-사건이 증폭되고 있는데.

"개인의 생각을 정리해서 보낸 것이 이렇게 문제가 될줄은 몰랐다.

경위야 어떻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개인적으로 곤혹스럽다.

더이상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야당에서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한 것에 대해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문건을 어떻게 만들었나.

"컴퓨터 훈민정음 프로그램으로 문건을 만들어서 팩스로 보냈다.

보좌관에게 연락했고 보좌관은 받았다고 했다.

이 전 원장이 봤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만들었던 문건과 신문에 보도된 것은 첨삭 가감이 없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언론정책이 그 문건과 일치한다고 보지 않는가.

"나의 생각과 많은 차이가 있다"

-귀국은 언제하나.

"비자 등 개인적 문제를 해결한 후에 곧 귀국하겠다.

학교는 계속 다닐 것이다"

-이강래 전 정무수석과 정형근 의원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나.

"두 사람 모두 일면식도 없다"

< 베이징 = 한우덕 특파원 woody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