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이 보기엔 한참 모자란 한 청년이 미식축구에 대한 숨은 재능을
꽃피워 스타로 떠오른다는 내용의 스포츠 액션 코미디영화다.

톰 행크스 주연의 화제작 "포레스트 검프"의 아담 샌들러 버전격이다.

바비(아담 샌들러)는 서른한살의 마마보이.

홀어머니(캐시 베이츠)의 과보호로 사회생활이 서툰데다 말까지 더듬거리는
못난이다.

그가 하는 일은 루이지애나대학 미식축구팀의 워터보이.

볼보이보다 못한 신세로 늘 동네북 취급을 당하지만 선수들을 위해 최고의
물을 준비한다는 사명감 만큼은 투철하다.

야비한 레드(제리 리드) 코치와 철천지 원수지간인 루이지애나주립대 팀의
클라인(헨리 윙클러) 코치를 만나면서 그의 운명은 확 달라진다.

놀림을 당하면 야수로 돌변해 상대를 꼼짝 못하게 덮치는 프로수비수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것.

연패의 늪에 허덕이던 주립대팀으로선 뜻밖의 보물을 만나 연전연승, 결승전
에 이른다.

바비의 캐릭터를 살려 자연스런 웃음을 유도해내는 아담 샌들러의 연기가
눈부시다.

"미저리"의 주인공 캐시 베이츠의 놀라운 변신도 웃음을 뒷받침한다.

갑갑증을 느낄 정도로 어줍은 바비의 말투에 익숙해질 때면 스크린엔 묘한
연민과 사랑의 감정까지 묻어난다.

코미디영화지만 굳이 메시지를 찾자면 두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진정한 자식사랑은 욕심을 내 품에 가두지 않고 뜻한대로 하도록
곁에서 돕는 것".

다른 하나는 "아무리 못난 사람도 한가지는 남보다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이다.

< 김재일 기자 kji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