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필씨 약력 ]

<> 50년 경기화성
<> 69년 그룹 ''애트킨즈''로 데뷔
<> 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 발표
<> 80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결성
<> 84년 일본 CBS 소니 ''골든디스크상''
<> 94년 국내 최초 음반총판매량 천만장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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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서게 돼 정말 기쁩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벽을 허물고 양측이 더 성숙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오는 12월10일부터 사흘동안 예술의전당에서 콘서트를 여는 국민가수 조용필
(49)씨.

그는 20세기가 가기 전에 이런 기회를 갖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내 토월극장이나 자유소극장 등에서는 간간이 대중가수와
록밴드의 공연이 있어왔지만 가장 중요한 오페라극장 무대에는 조용필씨가
처음 오르는 것이다.

그는 이미 80년대초에 미국 카네기홀에서 두차례나 공연한 데 이어 케네디
센터, 일본 아오야마 게키조 등에서 연주하는 등 순수 공연예술무대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

"스태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버라이어티한 공연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오페라극장에 있는 음향 조명 무대장치를 더 보강해 객석
구석구석까지 최상의 음악이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히트곡도
조금 다르게 편곡하고 구성작가의 도움을 받아 극적 흐름을 가진 콘서트를
만들어 보렵니다"

조용필씨는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아 세종문화회관에서 "조용필 음악인생
30년"이란 콘서트를 가졌다.

그는 "아직도 활동중이기 때문에 30주년을 넘겼다는 데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가수활동을 해오면서도 관객에게 전해주지 못했던
그 무엇, 그 어떤 생각을 이번 공연을 통해 표현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는 이제 전성기가 지난 가수라는 평가에 대해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

"아직 전성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목소리는 나이를 먹어 조금씩
변하지만 노래부를때 만큼은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고 얘기듣고 있습니다.
물론 파워는 떨어졌지만 테크닉 만큼은 나이를 먹을수록 늘어나는 것 같아요"

지난해만 해도 일본 10개도시 순회공연, 음악인생 30주년 기념콘서트와
기념앨범 발매, 17집 앨범 "친구의 아침" 발매, 수원 경주 제주 등지의
공연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조용필씨에게 일종의 "휴식년"이었다.

아내와 세계 곳곳을 여행하기로 약속한 터였기 때문.

유럽 남미 각국을 여행하고 특히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산을 찾기도 했다.

탄자니아 정부가 그의 대표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초청한 것이다.

다음달 4일에는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명예대사 위촉장도 받을 예정이다.

조용필씨는 "탄자니아 세링게티평원에서 대자연의 웅장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언젠가는 작곡을 의뢰해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용필씨의 다음 앨범은 내년 가을쯤에나 낼 계획이라고 한다.

"나이를 먹다보니 레코딩도 급하게 하기가 싫어집니다. 한곡씩 차분히
녹음해 충실도 높은 음반을 만들 생각입니다"

원숙한 예술인의 풍모가 비쳐지는 답변이었다.

그는 또 가수 활동외에 최근 뮤지컬 제작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사가 별로 없고 노래만으로 극을 진행시키는 요즘 뮤지컬의 경향이 흥미를
끌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예술의전당 공연을 마친 뒤 대전 무역전시관과 경주에서 각각
콘서트를 이어간다.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