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의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백% 밑으로 낮추도록 거세게 밀어
붙임에 따라 주식시장이 주식공급확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선 부채를 줄이거나 자본금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내다팔고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데 이는
곧바로 주식공급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10월중에 유상증자물량은 7천7백억원에 불과했으나 11월에는
3조4천억원으로 늘어났다.

12월 증자도 현재까지 발표된 것만 1조6천억원에 달한다.

보유주식 처분도 줄을 잇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계열사 주식 7천억원어치를 판게 대표적이다.

상장기업들의 이같은 보유주식 매각은 9~10월중에 1조7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확정된 규모이며 앞으로도 1조~2조원의 유상증자나 보유주식
처분이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도산이나 워크아웃대상(대우그룹 포함)을 제외한 상장회사중
부채비율이 2백%가 넘는 기업은 지난 6월말 현재 1백13개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이 부채비율을 2백% 밑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선 부채를 40조원
줄이거나 자본금을 20조원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룹별로는 현대가 13개사 10조6천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LG는 5개사
4조8천억원, 쌍용은 4개사 2조6천억원 등이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선 보유주식을 팔거나 계열사를 처분한 자금으로 회사채
를 중도에 상환하거나, 은행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자본금을 늘리려면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한다.

상장사들이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10월들어 앞다퉈 유상증자
를 결의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전자 등은 해외DR(주식예탁증서)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상장사들은 지난 1~9월중에 유상증자(25조9천억원)와 해외DR
(11조8천7백억원) 등을 통해 이미 37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경상GDP의 8.1%에 달하는 규모다.

연말까지 6조~7조원의 유상증자가 더 쏟아질 경우 주식시장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