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아직도 인터넷이 낯설다 ]

새로운 밀레니엄의 키워드 "인터넷".

인터넷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새로운 방식의 언어가 됐다.

디지털이라는 문법으로 통일된 "진정한 의미의 지구언어"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관련 서적은 하루에도 수십권씩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돈버는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신문도 앞다투어 인터넷으로 성공한 사업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인터넷이 낯설다"(정민영.김양욱 저, 청림출판, 8천5백원)는
인간이 중심이 된 인터넷 이야기다.

삼성경제연구소 인터넷 부문에서 10년간 일해 온 "인터넷 1세대"가 그간의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진지하게 풀어놨다.

이 책에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인터넷 매뉴얼 같은 얘기는 없다.

그보다는 낯선 인터넷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자들은 인터넷을 "만남 나눔 신뢰 공존"의 네 단어로 정의하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잘 모이고 너그럽게 나누다 보면 모든 사람들이 한 단계
성장하게 되는 희망의 네트워크가 인터넷"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또 익숙하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려면 먼저 그것이 나와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지를 스스로 이해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은 디지털로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다.

사람 사는 동네란 얘기다.

다툼과 화해, 매춘과 종교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현실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이 사람들의 삶과 미래에 커다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
하지만 인터넷은 여전히 수단이라는 점과 인터넷의 주인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성공하기를 꿈꾼다면 경쟁보다는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