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의 뉴라운드 협상개막을 한달 앞두고 한국 일본 미국 유럽연합
(EU) 등 25개 주요 교역국 각료들은 26일 스위스 로잔에서 이틀째 회담을
열고 사전 의견 조율작업을 벌였으나 "협상에 융통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원칙적인 합의 이외에 핵심 쟁점들에 대한 견해차 해소에는 실패했다.

이번 회의에서 EU는 그동안 농산물시장개방에 대한 강경 반대에서 다소
후퇴하는 듯한 입장변화를 보여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농산물 수입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7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EU는 뉴라운드 협상에서 농업 보조금 감축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파스칼 라미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이
밝혔다.

라미 위원은 "EU가 농업 보조금 문제를 협의할 준비가 안돼 있다는 신화가
깨어지기를 원한다"면서 이번 뉴라운드 협상에서 농업시장개방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농업 보조금의 감축 규모와 속도는 협상에 의해 결정될 사안
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은 EU의 농업정책과 수출 보조금 체제가 불공정
관행이라고 지적하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이에반해 한국과 일본은 뉴라운드 협상에서 농업문제를 예외적으로 특별히
다룰 것을 촉구했다.

후카야 다카시 일본 통산상은 다음달 뉴라운드 협상이 시작되기 이전에
농업 문제를 미리 조율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농산물교역의 특수성
인정, 반덤핑문제 의제채택, 임.수산물의 별도협상 등 3가지를 주장했다.

한국과 일본은 5년전 650건에 불과했던 반덤핑 조치가 지난해에는 1천건
으로 급증하는 등 남용되고 있다면서 뉴라운드 협상에서 반덤핑 조치 남용에
관한 협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샬린 바셰프스키 대표는 "WTO는 반환경적이고 최소한의 노동기준을
무시하는 각종 관행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도국 각료들은 WTO는 노동과 환경문제를 협의하는 장소가 아니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 이동우 기자 lee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