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알렉산드라 마리니나(42).

심리학 박사이자 전직 경찰출신인 그녀는 첫 작품 "연쇄살인"(93년)을 비롯
지금까지 21권의 소설로 러시아에서 1천8백만부 이상의 판매기록을 세운
인기 작가.

러시아 국민들은 마리니나의 소설을 사기 위해 식량배급을 받듯 서점앞에
줄을 설 정도이다.

그의 신작소설 "일곱번째 희생자"(전2권)와 대표작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
(안정범.류필화 공역, 문학세계사)가 번역돼 나왔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과 관련된 철학적인 문제들을 박진감
있는 추리기법으로 펼쳐낸다.

주인공은 여형사 아나스타샤 까멘스까야 중령.

모스크바 경찰국 강력계 형사로 금발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여성이다.

그녀는 형사이긴 하지만 현장에 뛰어다니지도 않는다.

범인을 때려 눕힐줄도 모르지만 치밀한 사고력과 심리분석으로 범인을
밝혀낸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은 작가의 분신이다.

"일곱번째 희생자"에서 주인공 아나스타샤는 발레리나 출신의 알코올중독자
여인과 부랑인, 전직 경찰이 연쇄적으로 살해되는 사건을 추적한다.

한 TV프로에 출연한 그와 여검사가 "네가 만일 그렇게 똑똑한 여자라면 네가
어디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알아맞춰봐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본 이후
연쇄 살인이 발생한다.

그는 범인이 현장에 남겨놓은 도자기 물고기와 플라스틱 인형, 편지를 통해
이 사건이 일곱가지 죄악에 대한 악마의 징벌이라고 추리하며 범인과
숨막히는 두뇌싸움을 벌인다.

대표작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는 마피아가 장악하고 있는 지방도시로
요양하러 간 아나스타샤가 영화제작을 둘러싼 살인사건에 휩싸이는 이야기다.

재능을 발휘할 수 없는 데 불만을 품은 한 천재가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
성도착자들과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주문을 받아 살인 비디오테이프를 만드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