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고수익을 원하는 사람에겐 투자수단이 더 늘어나게
됐다.

정부가 이달부터 투기등급인 정크본드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와
정크본드를 담보로한 "자산유동화채권(ABS)"을 새로 허용키로 한 덕분이다.

그러나 이들 신상품이 얼마만큼의 고수익을 가져다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공모주가 우선 배정되고 비과세혜택이 주어지며
투신사및 증권사가 일정액의 원금손실을 책임지는 등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이 총동원되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크본드 자체가 항상 부도처리될 가능성을 안고 있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ABS 선순위채권의 경우에도 투자적격채권과 같은 신용도를 보장하기는
했지만 정부의 말대로 안정적으로 운용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따라서 일반투자자로선 두가지 상품의 특징을 꼼꼼히 살펴본 뒤에 금융시장
흐름을 봐가며 투자여부를 결정하는게 유리하다.

다만 두가지 상품이 성공적으로 판매될 경우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금리가
안정되고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특히 투신사들은 21조원에 달하는 투기등급채권을 팔수 있는 길이 열린데다
대우채권을 처리할수 있는 방법도 마련된 셈이어서 유동성확충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 도입 배경 =금융및 기업 구조조정을 연내에 마무리지으려는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금융시장 불안과 이로 인한 금리상승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투신사 수익증권이나 주식 이외의 다른 투자
수단을 찾게 된다.

이로 인해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가 가속화되고 주가가 하락, 대우 처리와
투신사 경영정상화를 가로막게 된다.

이를 방지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금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금리구조는 이원화돼 있다.

투자적격등급 채권의 경우 채권시장안정기금 덕분에 원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투기등급 채권은 거래가 끊긴 상태다.

아무도 사려는 주체가 없다.

이에 따라 투기등급으로 분류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심화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나온 것이 하이일드펀드와 ABS이다.

즉 정크본드에만 투자하는 펀드를 따로 만들고 투신사및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는 투기등급채권을 유동화시키면 이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수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환매자금마련을 위해 우량채권을 내다 파는 투신사들로선 투기등급
채권을 팔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어서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 투자 가치 =정부는 두가지 상품에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총동원했다.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공모주청약권이 우선배정된다.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하려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공모주의 일정 부분을 하이일드펀드에 배정해야 한다.

공모주의 장점은 높은 수익률이다.

공모주를 편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진다는걸 뜻한다.

또 만기때까지 찾지 못하는 점을 상쇄하기 위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토록해 환금성을 높였다.

이익분배금에 대해선 비과세혜택도 부여키로 했다.

이와함께 펀드에 증권사나 투신사가 10% 안팎을 의무적으로 출자토록 했다.

만일의 경우 원금손실이 나면 증권사나 투신사가 우선적으로 책임지도록
했다.

개인투자자들로선 증권사나 투신사가 출자한 만큼에 대해선 원금손실이
나더라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것만 따지면 상당한 투자메리트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금융시장이 불안한 마당인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
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하이일드펀드에 대해선 싯가평가가 적용되므로 수익률이 하루 이틀새
에 급변할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각 투신사들이 내놓는 상품을 면밀히 분석한뒤 투자여부를 결정
하는게 좋다.

ABS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선순위채의 경우 충분히 담보를 확보토록하고 이것이 부족할 경우
발행사가 지급을 보증토록 했다.

적어도 원금을 떼일 염려는 없게끔 상품을 설계했다.

따라서 기존 공사채형수익증권에 가입한 사람은 한번 투자를 고려할만 하다.

원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 만큼 일종의 클린펀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도 역시 발행사가 확실히 지급을 보장하는지를 살펴본 뒤에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후순위채의 경우 워낙 위험성이 높은 만큼 개인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게
좋다.

<> 문제점 =취지는 좋지만 과연 제대로 성과를 낼지 의문이라는게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

우선 수익률이다.

금감원은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연 15% 정도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신용등급이 BB인 채권의 경우 연 12%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는데
그쳤다.

아무리 공모주배정을 통해 수익률을 받쳐 준다고는 하지만 과연 연 15%의
수익을 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게다가 하이일드펀드는 고위험 채권이다.

채권이 부도처리되면 원금이 깨질수도 있다.

아무리 수익이 높은 채권을 많이 편입하고 있더라도 일부만 부도처리되도
수익률은 급락한다.

이런 위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연 12~13%의 수익률로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는 한계가 분명할 듯 하다.

더욱이 하이일드펀드를 운용하는 투신사와 이를 판매하는 증권사가 10%
안팎을 출자토록 했지만 과연 이것이 성사될지도 의문이다.

만일 투신사나 증권사가 출자를 꺼리면 이는 원금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자연 "손님끌기"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ABS의 경우에도 역시 문제는 많다.

선순위채는 그런데로 팔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순위채가 문제다.

현재와 같은 구도라면 투기등급채권을 갖고 있는 기관들이 후순위채를
떠안아야 한다.

잘못되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정부의 의도는 ABS 발행을 통해 대우채를 정상화시키려는데 있다.

그러나 ABS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대우채 처리도 곤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