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메릴린치증권 이사가 지난주말 한진투자증권 상무로 옮기기 위해
사표를 제출, 증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이사가 대우증권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진투자증권이 최근 황건호 대우증권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한 것과
연관지어볼 때 한진의 대주주인 푸르덴셜생명이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게
아니냐는 것.

한진투자증권은 지난 5월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인 푸르덴셜자산운용
아시아(PAMA)가 대주주(지분율 24%)로 참여했다.

또 푸르덴셜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적극적이라는 사실도 증권계에 널리
알려져있다.

게다가 황사장과 박상무가 "흡인력"을 발휘,대우증권 법인부 직원을
상당수 뽑고 있다.

한 증권관계자는 이와관련,"푸르덴셜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대우증권과 한진증권을 합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우증권 부사장이던 황사장이 한진증권을 맡고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서울투자신탁운용의 대주주가 한진증권과 대우증권이라는 점도
이같은 합병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메릴린치증권에서는 아직 박이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이번주말이나 다음주초 아시아담당 헤드(사장)가 방한, 박이사를 직접
만나 사표를 거두도록 설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증권사에서 임직원이 사표를 냈을 때,수리하지 않고 고위층이
방한해 설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박이사는 현재 메릴린치증권에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메릴린치증권은 이를 휴가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이사는 지난 87년3월 대우증권에 입사한 뒤 최연소 지점장(충무로지점)을
지낼 정도로 주식영업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지난 97년2월 메릴린치증권에 스카웃됐다.

당시 내로라 하는 법인브로커들이 응시했으나 결과는 지점브로커였던
박이사로 결정돼 화제를 뿌렸다.

홍찬선 기자 hc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