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연방군이 체첸 수도 그로즈니 외곽지역까지 진격하자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이 17일 긴급 협상을 러시아에 제안했다.

마스하도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는 우리의 협상 제안을
힘의 열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나는 평화협상제안을 꺼려왔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협상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마스하도프 대통령은 협상을 제의하면서도 "그들이(러시아) 전진해오면
격퇴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이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이미 체첸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마스하도프 대통령을 인정하지도 않고 있다.

체첸측은 지난 1일 러시아 지상군 투입 이후 러시아군 1천5백명이 사살되고
전투기4대와 헬기 10대가 격추됐으며 탱크와 장갑차 60대 이상이 격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빅토르 카잔체프 북카프카즈 러시아통합군 사령관은 이날 체첸 반군
은 2천명이나 사살된 반면 러시아군은 47명이 숨지고 33명만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한편 체첸 남부지역에 대한 2단계 작전에 돌입한 러시아연방군은 이날
그로즈니외곽 2-3km 지역까지 진격해 군사기지와 산업시설 마을 등에 맹폭을
가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군은 전날 그로즈니에서 20km 지점에 위치한 테르스키산맥
고지를 점령, 그로즈니 도심이 내려다 보이는 전략적 요충지도 장악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아직까지 체첸 수도에 대한 진격 명령을 내리지는 않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전면전 전술을 쓰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