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길고 어둡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주 16%이상 오른데 이어 새로운 한주가 시작된 11일에도
3.5%가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후장에는 상승폭이 많이 둔화되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으나 이날은 시종 꼿꼿한 자세를 보였다.

상한가 종목만 1백개를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큰장이 서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증권사의 코스닥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바닥을 확인했다는 데는 공감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종목이 무차별적으로 상승하는 장세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 인터넷 정보통신관련주가 상승주도 =인터넷관련주와 정보통신관련주에서
촉발된 상승 분위기가 전종목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주 인터파크 등 인터넷관련주들은 초강세를 보였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인터넷관련주들이 큰폭으로 올랐다는 소식으로 연일
상한가 행진을 펼쳤다.

지분경쟁가능성이 불거진 하나로통신, 담배인삼공사 상장의 수혜주인
기업은행 등 지수관련대형주들은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고무돼 금주들어서는 상승종목이 전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들이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 이유있는 반등 =상승 이유로는 우선 지수가 4달 가까이 조정을 받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술적 반등 시점이 나올 때가 됐다는 얘기다.

기관과 외국인이 지난주 하나로통신과 한글과컴퓨터를 적극 매수한 대목도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이정학 현대투신운용 수석운용역은 "큰손들의 시장 참여는 일반인의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고수익을 쫓는 자금이 거래소시장에서 코스닥시장에서 많이 이동했다는
견해도 있다.

거래소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다 우선주에 대한 투기적 매매가
어려워지자 코스닥으로 일반인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함께 그동안 모든 종목이 동반 하락하면서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 무차별 상승은 없을 듯 =바닥을 확인했다는 데는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도양근 코스닥증권시장(주) 대리는 "급매물은 지난주 장중조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소화됐다"며 "지난 4일의 150.44를 바닥으로 지수는 상승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상승 종목수는 압축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영목 대우증권 과장은 "대우사태 등 주변분위기를 감안할 때 상승 지속성
은 보장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해서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남철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인터넷관련주 중에서는 성장성을 감안하더
라도 고평가된 종목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6-7월의 급등장세와 8-9월의 급락장세에서 경험한
것처럼 투기적인 시세는 언젠가는 거품이 빠지고 만다는 대목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주란 것이 본래 투기적인 매수세를 모으는 특징이 있지만 화를 당하지
않으려면 내재가치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종합주가지수 움직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증권거래소시장과 관계없이 코스닥시장만 움직이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
들의 시각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