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문제를 놓고 김종필 총리와 박태준 자민련 총재간의 신경전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김 총리는 11일 정부중앙청사 집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지난 주말) 박
총재가 "거대 야당을 만들어 힘을 키워서 어쩌자는 것이냐"며 합당 반대
의사를 표명했는데"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엉뚱한 소리 하지 말라.
틀려"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총리는 이 답변이 오해를 불러 일으키자 기자간담회를 자청, "틀리다고
얘기한 것은 박 총재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기자들의 생각과 내 생각이
틀리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총리는 박 총재가 "합당무용론"을 제기한데 대해 "박 총재가 자신의
소신을 얘기했을 것이며 거기에 대해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총재 생각이 당론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나 당론은 총재 생각과
달리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김 총리가 박 총재의 합당반대 의견에 대해 사실상 불만을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관련, 총리실 고위관계자가 박 총재의 합당반대 의견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민련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서로간의 이견이 신경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