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값이 IMF체제 이전 수준으로는 빠르게 회복되더라도 그 이후에는
거의 정채되거나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10일 내년 주택시장경기를 이처럼 비관적으로 진단했다.

이는 "외환위기이후 주택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이
후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든가 "갈 곳을 못찾아 헤매는 시중 부동자금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일반적인 분석과는 대조적이다.

연구원의 이같은 분석은 아직도 70-80년대식 물량위주의 주택공급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는 정부의 주택정책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한다는 경종으
로 해석된다.

"내년에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 7가지 이유"는 이렇다.

<>여전히 과잉상태인 주택공급 = 최근 수년간 가구수 증가는 매년 20만호
내외로 둔화된 반면 주택공급은 50만가구 이상이었다.

막대한 미분양 물량이 누적된 상태.국내 건설업체들이 추정하는 잠재주택
공급능력은 연간 60만호 이상으로 연간 주택기본수요를 2배 정도 초과한다.

경기가 풀리면 공급이 늘고 다시 미분양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과잉구조.

<>기대하기 어려운 주택수요 과열 = 결혼 핵가족화 등 매년 20만 가구증가,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주택멸실 등을 감안해도 신규주택수요는 매년 30만호
수준에 불과, 주택보급률이 1백%에 육박한 상태에서 과거와 같은 왕성한 주
택수요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체투자수단으로 매력이 없는 주택 = IMF체제 이후 특히 주택은 다른 금
융상품보다 현금화하기 어려워졌다.

매매가격의 거의 10%에 육박하는 각종 세금과 거래비용이 주택구입가격에
포함되는 것도 부담.

주택가격 상승이 "10%+대체금융상품수익률"은 돼야 투자가치가 있다.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집값 = 연간소득에 대한 집값비율(PIR,Price/Inco
me Ratio)은 90년 12배까지 올랐다가 98년 5배내외로 떨어졌다.

그러나 외국(2~3배)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

집값이 소득보다 과도하게 높은 상태에서는 실제 구매력을 갖춘 수요는 미
미할 수 밖에 없다.

<>변화하는 주택 가치관 = 주택이 소유대상에서 렌트대상으로 개념이 바뀌
고 있다.

한국의 주택 자가보유율은 선진국과 비슷한 약60%.선진국에서도 자가보유율
은 이보다 더 높아지지 않는다.

2억원짜리 아파트를 1억원에 전세계약하고 나머지 1억원을 다른 금융상품에
굴려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집값 상승분보다 크다는 것을 합리적인 중산층은
알고 있다.

<>집값급등을 원치않는 정부 = 비생산적인 부동산부문으로 한정된 국부가
몰리는 것을 정부는 원치 않는다.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집중 <>부동산가격 거품형성 <>부작용에 따른 거품붕
괴 <>금융기관부실과 신용경색 <>외환위기라는 과거의 실책을 되풀이 않기위
해 정부는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해 강력한 사전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아직도 불안한 경제의 진로 = 주택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안정적 성장기조
로 회복하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잠재성장력 둔화에 따른 저성장기조에서는 주택을 비롯한 자산가격 상승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박민하 기자 hahaha@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