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하나로 어떤 카드 가맹점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한 가맹점 공동
이용제가 시행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겉돌고 있다.

카드 과다발급과 가맹점 유치경쟁에 따른 국가경제적 차원에서의 낭비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

신용카드 전표를 정산하는 한국신용카드결제는 하루평균 총 1백여만건의
거래중 가맹이 안된 곳에서 카드를 이용한 건수는 3천여건에 불과하다고 8일
밝혔다.

한 대형 카드사의 경우 지난 한달간 회원이 카드를 사용한 회수는 총
4백99만4천여건에 이르지만 이중 이 카드사와 가맹계약이 안된 업소에서
사용한 건수는 3천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카드가맹점 공동이용제 실적이 저조한 것은 업소에서 가맹이 안된 카드를
받아 은행에 전표를 접수시켰을 경우 대금 지급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이 돈도 안되는 카드전표 접수 처리를 빨리
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다른 곳에서 접수돼 넘어온 전표에 대해 입력착오를 이유로
반송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도 대금지급을 늦추고 있다.

대금지급이 이처럼 늦어지다보니 가맹이 안된 카드를 받기를 거부하는 곳이
늘고 이는 고스란히 카드회원의 불편으로 전가됐다.

가맹점 공동이용제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부족한데도 카드사들과 여전협회
는 서로 책임미루기에 급급하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여신전문금융협회가 생긴 이후 협회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카드발급비용과 가맹점 유치비용의 절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계속 새로운 서비스와 결합된 신상품이 나오기
때문에 카드발급 수가 줄어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