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을 말한다.

불교식 장례법이 유행하면서 건립되기 시작해 통일신라시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세워졌다.

부도는 양식에 따라 8각원당형, 방형(4각형), 석종형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모양은 8각원당형이다.

신라시대 대부분의 부도가 이 양식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고려시대 이후에는 네모진 평면형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방형 부도가 등장한다.

방형 부도로는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국보 제1백1호.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 대표적이다.

이 탑은 고려 문종때 법상종의 고승인 지광국사가 입적할 때 세워졌다.

본래 강원도 원주시 법천사에 있었지만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으로
옮겨졌다.

건립 연대는 원래 위치에 보존돼 있는 탑비의 비문으로 보아 고려 선종
2년인 1085년으로 추측된다.

기단 탑신 옥개 모두 사각형이며 조각과 상층부의 양식이 매우 섬세하다.

기단부는 7층으로 된 석재 각 부분에 조각 장식이 가득하다.

지대석은 매우 넓고 층층마다 높이와 넓이에 변화를 준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지대석 네 귀퉁이에는 용의 발톱 모양 같은 조각이 땅에까지 닿아서
안정감을 주고 있다.

탑신의 앞뒷면에 문짝을 조각했고 좌우에 페르시아풍의 영창을 새겨
이국적인 느낌도 풍긴다.

국립중앙박물관 신광섭 유물부장은 "묘탑 전체의 형태가 자유롭게 조형됐을
뿐 아니라 조각 장식이 풍부하고 정교하다"며 "웅건한 기풍이 배어있고
기교가 능란해 고려시대의 승탑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