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는 7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3일째 국정감사에 나서 현대그룹
과 금호그룹의 주가조작 의혹, 코스닥시장 골드뱅크 주가의 이상급등, 주식의
이상매매심리등을 놓고 질의를 벌였다.

출석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정몽헌 현대전자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이날 국감장에 나오지 않아 정무위가 3차 출석요구서를 보내기로
했다.

여야의원들은 이계안 현대그룹 전 경영전략팀장과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등을
대상으로 증인심문을 벌였다.


<> 현대그룹 주가조작 의혹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않고 현대그룹 주가조작
의 "몸통"의혹을 제기했다.

이석현 국민회의 의원은 도표를 제시하며 "정몽헌 회장이 현대건설을 통해
현대증권등 그룹계열 금융회사를 대부분 지배하고 있어 주가조작에 관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은 "금융감독원은 직원 2명의 문책에 그친 현대증권에
대한 특별검사에 나서 영업의 일부 정지등 중징계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만 자민련 의원도 "금감위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공모해 현대전자
의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검찰은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과 박철재
상무가 공모했다고 해 주가조작주체가 다르다"며 "몽근 몽헌 몽혁 몽윤 몽규
등 정씨 일가와 장기태 이선기 이재호등 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밝히라"고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을 다그쳤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지난해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소떼를 끌고 방북
하던 6월, 금강산 현지답사와 측량이 실시되던 7월, 통일부의 금강산관광사업
승인이 났던 9월등 계기때마다 정씨일가와 현대중공업등은 현대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했다"며 주가조작사건을 대북사업및 청와대와의 "연계의혹"으로
몰아갔다.

같은 당 김도언 의원은 "반도체빅딜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현대전자의 주가조작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 금호그룹 주가조작 =이석현 국민회의 의원은 서면질의를 통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사장과 박성용 그룹 명예회장,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사장등은 금호산업과 금호건설의 합병계획을 미리 알고
금호산업 보통주를 매수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뒤 금호석유화학에
주식을 팔아 각각 9억2천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며 내부자거래과정에서의
역할에 대해 추궁했다.

그러나 박찬구 사장은 이날 증인으로 나오지 않아 답변을 얻지는 못했다.

<> 증권시장의 이상매매심리 =이석현 국민회의 의원은 "일부 투자신탁
회사들이 "대우사태이후 현상및 대책"이라는 자료를 통해 "11월 금융대란설"
을 유포하고 있다"며 "주가하락등에 대한 손실을 공적자금 투입으로 해결하려
는 기관 이기주의의 극치"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도 "증권시장의 불공정거래는 97년 1백2건에서 지난해
1백65건으로 증가한뒤 올 8월까지 1백32건에 이르는등 급증하고 있다"며
"증권거래소 매매심리->금융감독원 조사->검찰수사로 이르는 기간이 너무
길어 범죄예방효과를 거두지 못하므로 이를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코스닥주가 이상급등 =채영석 국민회의 의원은 "코스닥은 골드뱅크의
사례에서 보듯이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단기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장이 되고 있으나 코스닥 관리부서의 규제실적이 미미하다"며
코스닥 관리기구의 별도 설립을 촉구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