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화단에서 떠오르는 추상화가로 주목받고 있는 피터 핼리 작품전이
8일부터 11월5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카이스갤러리(02-511-0668)에서
열린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핼리는 눈을 찌를듯한 강렬한 색상, 직사각형의
도형이 반복되는 기하학적 이미지, 디지탈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한 회로도 등
독창적 작업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2000년대를 이끌어갈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유토피아의 도형"이라는 주제로 초대형 회화2점을 비롯
모두 13점이 출품된다.

그가 빚어내는 화면은 기하학적 추상과 강력한 색이 어우러져 직감적이고
폭박적인 시각을 유도하고 있다.

여러개의 직선으로 조합된 작품은 모더니즘회화의 거장인 몬드리안이나
죠셉 알버스등의 작업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순수추상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직사각형과 파이프모양의 도상, 강력한 색상 등은 컴퓨터회로, 모텔의 천장,
감옥의 창살 등 여러개의 모습을 빚어내면서 소외되고 단절된 현대인들의
억압된 생활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핼리의 작품은 기하적 형태도 대중매체의 형상못지않게 주요한
패러디의 도구가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일대학에서 미술공부를 한 그는 70년대 미술사를 전공하던 뉴올리언스
대학원 시절부터 개념미술과 후기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가져온 비평가이자
미술가이다.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