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성사시키기
위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7일 "해외에서 액면가 이상으로 주식을 발행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갖고 있는 조흥은행 지분을 팔 때 DR 매입자에게
우선매입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예금보험공사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은행의 자산내역을 완전히 공개하고 외국투자가들에게
비상임이사 자리를 내주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의 자산내역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외국투자가의 불안감을 덜어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이 다소 무리한 수단까지 동원하면서 DR 발행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자본확충이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은행과의 합병을 마무리지은 조흥은행은 이달안으로 금감위와
경영개선 양해각서(MOU)를 체결, 올해말 국제기준을 적용한 자기자본비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조흥은행은 또 내년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 총자산이익률(ROA)을
1% 이상 달성해야 한다.

올해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연말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못하게 되고 결국 내년 이익이 줄어들어 정부와의 MOU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
이 높다는 얘기다.

위성복 행장은 이달 중순부터 해외투자 로드쇼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계 일부에서는 "자본확충을 성사시키기 위해 특혜에 가까운 옵션(권리)
을 부여하는 것은 나중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발행가격을 다소
낮추더라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DR을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