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시즌이 다가왔다.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9일)를 전후로 설악산에서 불붙기 시작하는 단풍
은 산 정상에서 산 아래로, 북에서 남으로 빠르게 번진다.

올해는 이상고온으로 예년에 비해 단풍이 늦게 시작되지만 이달 중순이후
에는 오색물감을 풀어 놓은 가을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유명 단풍산행지를 소개한다.

<> 설악산 =설악 단풍은 백담사에서 시작해 수렴동 계곡~봉정암~대청봉~
희운각 대피소~천불동 계곡~비선대까지 내.외설악 80리 길에 걸쳐 있다.

대청봉에서 불붙기 시작하는 단풍은 희운각~양폭산장을 거쳐 비선대까지
내려와 절정을 이룬다.

천불동 계곡은 설악을 대표하는 단풍 등산로다.

계곡을 오르다 보면 비선대 오련폭포 천당폭 등에서 천불동 맑은 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백담사쪽 12선녀탕 계곡은 현란한 단풍이 계곡물을 채색한다.

속초에서 열리고 있는 강원국제관광엑스포를 관람하고 설악워터피아
오색그린야드 등지에서 온천을 하는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이 제격이다.

설악산관리사무소 (0392)636-7700

<> 오대산 =설악산 단풍이 화려하다면 오대산은 산세와 어우러진 부드러움
이 매력이다.

비로봉 주릉에서 북대령이나 북대사로 하산하는게 최상의 단풍 코스다.

노인봉에서 청학동으로 이어지는 소금강은 단풍의 절경과 함께 기암괴석의
모습이 빼어나 들를 만한 곳이다.

볼거리 외에도 양양쪽 오대산 줄기에서 자연산 송이버섯 표고버섯 능이버섯
과 도토리 상수리 토종밤 고사리 취나물 등을 사는 것도 여행의 재밋거리다.

오대산관리사무소 (0374)332-6417

<> 지리산 =남원쪽 뱀사골과 구례 피아골 단풍이 아름답다.

14km에 이르는 뱀사골은 계곡이 울긋불긋하게 물든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소의 청동빛과 붉은 단풍의 보색 대비가 선명하다.

피아골은 단풍이 물빛과 사람을 붉게 적신다고 해서 삼홍계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국내 3대 계곡으로
손꼽히는 곳.

이곳 단풍은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진다.

또 천왕봉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계곡이기도 하다.

지리산북부관리사무소 (0671)625-8911

<> 계룡산 =대전쪽 동학사 계곡과 공주쪽 갑사 계곡 단풍이 볼 만하다.

갑사~남매탑~동학사로 이어지는 코스를 택하면 두 계곡의 단풍 절경을
모두 만끽할 수 있다.

동학사에서 은선폭포를 거쳐 삼불봉~남매탑~동학사로 되돌아오는 코스도
좋다.

동학사에서 은선폭포에 이르는 1km 구간에 쌓인 낙엽은 "낙엽밟기"의 정수를
느낄 만한 곳이다.

동학사 입구 유성온천에서의 온천욕은 피로를 말끔히 풀어준다.

계룡산관리사무소 (042)825-3002

<> 백양사 =전남 장성 백암산에 있는 백양사 일대는 당단풍(애기단풍)의
최대 서식지다.

애기단풍은 일반 단풍보다 크기는 작지만 붉은 색상이 워낙 다양해 보는
이의 마음을 붉게 물들인다.

내장산 단풍이 인공조림에 의한 것인 반면 백양사 단풍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모습이다.

백양사 입구 산책로를 따라 펼쳐진 단풍터널은 이곳의 단풍 명소이기도
하다.

내장산남부관리소 (0685)392-7822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