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는 한몸이에요"

이젠 예비엄마의 마음상태에 따라 뱃속 아기의 기분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 인간공학연구실, (주)하이터치, SKM 등은 2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이같은 기능을 지닌 "하이베베(HiBeBe)" 신개발품을 공개했다.

이면우(55) 서울공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인간공학연구실이 개발주역
이다.

하이베베는 임신부와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동시에 들려주며 태교 출산
육아 등에 필요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알려주는 기계.

워크맨 모양으로 생겼다.


<>제품의 특징 =이 제품은 액정화면 스피커 작동버튼 등이 달려있는 본체와
센서부로 구성돼 있다.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내는 태내음을 센서부가 모아 스피커로 전달해 준다.

1.5v 건전지 2개면 임신한 순간부터 출산후 1년까지 태아의 상태와 아기를
키우는데 필요한 각종 정보를 화상과 음향을 통해 제때에 얻을 수 있다.

태교 출산 육아에 관련된 정보는 1백여권에 달하는 의학서적과 육아관련
잡지를 참고했다.

계원대 애니메이션팀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7백여개 동영상에는 3백여권의
시집을 뒤져 만든 시구가 양념처럼 가미됐다.

아가 부모 의사 등 10여개에 달하는 캐릭터들은 배경음악과 함께 매일
한시간 간격으로 화면에 등장해 아기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이로써 엄마는 이 하이맘을 배 위에 올려놓으면 뱃속 아가의 심장 박동소리,
딸국질소리, 발차기소리 등을 직접 들으면서 태아의 발육상태에 맞춰 적절한
태교를 할 수 있다.


<>사용법 ="엄마 내 키는 15cm" "엄마 두근두근 심장이 뛰어요" "세상밖으로
준비자세 끝!" "부모는 맹구처럼 웃는 사람들" 등 친근감있는 문장이
애니메이션과 함께 화면에 나온다.

엄마와 태아 사이에 "1.5인 대화"가 이뤄지는 것.

아기가 세상에 나와 엄마와 아기 "두 사람"이 된 후에도 영양관리나
예방접종 정보 등을 제공해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할 수 있다.

또 임신 우울증 극복방법, 신체 변화 대처법 등 임산부의 바람직한 생활패턴
을 위한 길잡이 역할도 해준다.


<>개발 배경 =하이맘은 지난 97년 산업공학과 대학원 수업시간에 나온
아이디어가 결실을 본 제품이다.

이 교수와 수강생들은 한학기동안 최첨단 "하이테크"시대에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하이테크 흐름을 힘겹게 따라가기 보다는 삶에 행복을 줄 수 있는
"하이터치"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즉 고도의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채 이윤의 극대화만 추구하는 대신 낭만적인
감정을 강조해 사람 냄새나는 일을 해보자는 것.

이 교수와 학생들은 인간 감성에 가장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주제로
"가족애"를 선택했다.

하나의 가정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아기.

대중이 아닌 개인, 사람간의 따뜻한 "정"을 강조한다는 컨셉과도 맞아
떨어져 결국 산모와 태아가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학교 수업이 벤처기업 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인간공학연구실은 마침내 작년 10월 하이베베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전망 =현재 하이베베는 국제특허와 국내특허 출원중이다.

제품의 우수성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줬다.

다마고치 이후 또한번의 돌풍을 일으키려는 일본 반다이사 등 세계 유수
업체들이 손을 뻗어왔던 것.

국내업체들의 문의도 쇄도하기 시작했다.

연구실은 지난 3월 마그네틱 테이프업체인 SKM(회장 최종욱)과 독점사용계약
을 했다.

앞으로 연구실은 하이베베의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SKM은 생산과 판매를
맡게된다.

내달말 국내 출시 예정이며 이후 일본과 중국 미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02)880-7025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