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계는 대만 지진과 관련, 피해복구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또 한편으로 대만 지진에 따른 사업 기회를 수익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나섰다.

화섬업체의 경우 가격 상승에 대비해 신규 수주를 전면 중단했다.

종합상사들은 대만 지진으로 우리 수출이 최대 40억달러 늘어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만 지진 직후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전경련은 "경제계 차원에서 피해복구에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1일 3119 구조대 6명, 인명구조견 3마리, 삼성의료원 의료진 8명
등으로 구성된 대만지진 복구지원단을 현지에 급파했다.

이들은 삼성물산 현지 건설인력 40여명과 함께 29일까지 1주일간 생존자
구조 등 피해복구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업 확대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만 화섬업체들의 가동중단으로 가격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신규 오더수주를 전면 중단했다.

코오롱은 22일부터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한국합섬도 주문 접수를 보류하고 있다.

화섬업계는 대만내 1,2위인 나일론업체인 대만화섬과 화륭의 생산중단으로
나일론 가격 급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은 세계 화섬제품 주요 공급처로 이번 지진으로 중국시장에서의 판도도
뒤바뀔 전망이다.

대만은 중국내에서 27.5%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유화업체들도 해외 신규 거래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석유화학은 그동안 하루 2천8백t가량의 주문을 받아왔으나 21일에는
중국, 서남아업체를 중심으로 7천t이상의 주문을 받았다.

대림산업 삼성종합화학 LG화학도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두고 대만 사태가 벌어져 부분적으로 가수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발전설비 업체들도 대만 복구사업 참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이중에는 큰 발전소들이 많아 이번 지진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발전소와 항만하역설비 등의 복구공사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발전소 수리가 필요한 경우 한국측 인력을 쓸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

<>.포항제철은 대만이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가면 철강제품 수요가
급증, 국제 철강제품 가격이 오를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철근을 생산하는 동국제강과 인천제철 등 전기로업체들은 그동안 대만에
철근과 형강을 거의 수출하지 않았으나 지진 복구작업용으로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컴퓨터분야는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모니터업체의 경우 대만 수출차질에 따른 신규 거래선 확보를 추진중이다.

반면 PC제조업체들은 메인보드등 주요부품 조달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PC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업체와 조립PC업체는 대부분
대만산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메인보드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등도 일부
칩셋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일부에서는 10월20일부터 판매예정인 ''인터넷 PC''의 시판이 지연되거나
가격이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만 현지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삼성물산 대림산업등 국내 건설업체들은
22일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또 건축.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타이완 현지 복구 사업에도
적극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지진 여파로 전기가 불통된 지역이 늘고 공사 현장의
전기사정도 좋지 않아 공사 진척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안전 점검 작업을
벌이면서 향후대책 마련에 주력키로 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