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1일 국무회의를 열어 올해보다 5% 늘어난 92조9천2백억원 규모의
2000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국민 한 사람이 내야 할 세금은 2백8만원에 달할 전망
이다.

올해 1백93만원보다 15만원(7.7%) 늘어난 것으로 1인당 세부담이 2백만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4인가족 기준으로 가구당 세금부담은 60만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내년 나라살림 씀씀이(일반회계+재특순세입분)중 일반회계는 86조7천억원
으로 올해보다 3.6% 늘어난다.

재정융자특별회계가 자체적으로 조달해서 쓰는 예산은 6조2천억원으로
28.8% 증가한다.

반면 내년 수입은 국세 69조원과 세외수입 6조2천억원을 합쳐 모두
75조2천억원으로 책정됐다.

정부는 세금만으로 나라살림을 꾸려갈 수 없어 내년에 11조5천억원의 국채를
발행, 3년연속 재정적자행진을 기록하게 됐다.

3년간 발행한 국채 총규모는 34조1천억원에 달해 내년말까지 국민 1인당
72만원씩의 나라빚을 더 걸머지게 됐다.

정부는 새천년을 맞아 과학.기술.정보화 등 미래대비 투자는 대폭 늘리되
외환위기 극복에 따라 실업대책 등 한시적인 재원은 줄여 나가기로 했다.

적자재정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농어촌, SOC(사회간접자본), 국방.치안
분야에 대한 투자는 예산증가율 밑으로 억제했다.

특별회계와 공공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상 적자규모는 올해 19조1천억원
에서 내년엔 18조3천억원으로 줄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에서 3.5%로 축소될 전망이다.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은 "예산증가율을 92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5%로
묶은 것은 정부의 적자재정 축소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당초 2006년으로
잡았던 균형재정 회복시기도 2004년으로 앞당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달 2일까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