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았는데도 가족이나 친지들을 찾지 못하는
노숙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노숙자 지원센터에 따르면 서울 시내 노숙자들의 절반 가량이 올 추석에
고향을 찾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하고 있는 노숙자 쉼터인 영등포구 문래동
"자유의 집"은 가족의 소중함을 그린 연극공연을 비롯해 풍물패놀이와 탁구
축구 바둑대회 등 다양한 오락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바둑과 운동경기는 이미 지난 13일부터 예선을 시작, 추석당일인 24일
결승이 열린다.

구세군이 3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랑방 식구"는 귀향하지 못하는 1백여명
과 함께 충정로 사랑방에서 3일간의 "추석캠프"에 들어간다.

추석 날엔 윷판을 벌이고 영화를 관람할 계획이다.

매주 두번씩 서울역 주변에서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화목봉사회"는 추석에
양말 2백여켤레를 준비,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사당동의 가족단위 쉼터인 "살림터"는 모두 16세대가 참석한 가운데
공동차례상을 차려놓고 함께 준비한 음식을 나눈다.

살림터의 남철관(30)총무는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일수록 더 외로워지고
힘들어하는 노숙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작은 행사들을 마련했다"며 "함께
어우러져 그들이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