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의 인터넷을 통한 중소기업 수출협력사업이 시장규모 예측 착오와
중복투자 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중소 수출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관계사 수출대행 비중을 낮춰 수익성을 높인다는 종합상사의
전략은 유사사이트의 등장과 낮은 회원가입률로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물산 "파인드코리아"의 경우 회원업체가 지난 7월 사이트를 개설
했을 당시의 3백여개 업체에 머무르고 있다.

직접 수출대행 건수도 현재까지 1건에 불과하다.

현대종합상사도 세계 무역협회(WTCA)의 인터넷 무역사이트인 글로벌마트와
맺은 업무협약이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터넷을 통한 중소기업 수출대행이 15건으로 금액도 3백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회원 가입도 1백10개에 머무르고 있다.

LG상사도 오퍼에서 대금결제까지 무역 전 과정을 사이버공간에서 처리하는
"트레이드 카드"의 시범업체로 선정된 된지 5개월이 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해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수출능력을 갖춘 기업의 숫자는 한정돼있는데다
대금결제나 네고 등을 처리할 수 없는 인터넷 무역 시스템상의 한계가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들어 바이어 검색, 메일 발송 등 기능을 갖춘 인터넷
무역사이트가 20여개로 급증, 사이트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같은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주)대우의 인터넷 무역사이트인 "트레이드 윈도우"도 개설된지 5개월이
지났지만 조회건수가 4천5백회정도에 그치고 있다.

인터넷 무역사이트가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사업보조수단 내지는
내부 운용시스템 정도의 기능밖에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종합상사들이 한정된 국내수출시장에 몰리면서 오히려 전자무역
시스템을 표준화하기 위한 국제적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13개국이 공동 추진중인 "볼레로
(Bolero) 프로젝트"에 국내기업은 참가하지 않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터넷 무역의 한계로 지적되는 선하증권과 같은 네고
기능을 갖춘 무역서류를 EDI(전자문서교환)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다국간
프로그램이다.

이 시스템이 작동될 경우 교역시간 단축은 물론 세계적으로 약 3천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서류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종합상사들은 핵심자산인 정보력과 결합시킨 효율적인
사업수단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30여년동안 축적된 교역 정보를
활용해 인터넷 무역의 중개역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