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앤의 영향으로 폭우가 수일동안 계속되자 추석대목에 부풀어 있던
재래시장 상인들이 막판 특수실종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 손님을 상당수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폭우마저 내리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생선 과일 등 추석제수용품을 취급하는 경동시장
중부시장 등 재래시장은 예년에 비해 경기가 살아나 큰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때아닌 폭우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대목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경동시장내 금호수산의 정관수 사장은 "폭우로 노점상들이 문을 닫으면서
판매량이 격감했다"며"동태와 조기의 경우 지난해 하루 평균 8백상자를
팔았으나 올해는 절반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과물을 취급하는 백산상회의 이용직대표는"추석대목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하루 판매량이 약50상자에 불과, 지난해에 비해 절반이상 줄었다"
고 말했다.

청과물상회인 경북상회의 서무일대표도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렸던
지난해에도 하루 평균 80상자를 팔았는데 올해는 40상자밖에 팔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그렇지 않아도 할인점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에
손님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인데 비마저 내려 재래시장에서의 쇼핑을 꺼리고
있어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상인은 추석제수용품 마련에 아직 3일 정도 있지만 추석직전 까지
계속 비가 오고 태풍이 닥칠 경우 막바지 반짝 특수마저 날아가 버릴지
모른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