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싸한 이름을 붙여 마치 금융기관인 것처럼 행세하는 유사 금융기관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파이낸스 외에도 "OO투자금융" "OO팩토링" "OO투자컨설팅"
"OO캐피탈" 등의 상호를 내건 회사들이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지역을 중심
으로 성업중이다.

일부 회사는 허위.과장광고를 일삼으며 선의의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평범한 소비자로선 어디가 금융당국 인가를 받은 진짜 금융기관인지 분간
하기 어려울 정도다.

삼부파이낸스 양재혁 회장의 구속으로 어두운 실상이 드러난 파이낸스는
원래 예금을 받지 않고 중소기업에 대한 상업어음 할인(팩토링)을 전업으로
하는 여신전문회사의 일종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후 사채업자들이 대거 파이낸스사를
설립해 예금 성격의 투자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성격이 변했다.

"OO투자금융" 이름을 내건 회사도 상당수 등장했다.

한때 투자금융회사라는 공식적인 금융기관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92년까지 모두 종합금융회사로 바뀌었다.

지금은 투자금융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회사로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곳은 없다.

그런데도 퇴출된 종합금융사 이름에다 "투자금융" 글자를 붙여 개인들을
헷갈리게 만들 소지가 있는 회사가 바로 "OO투자금융"이다.

예를들면 "대한투자금융"하는 식이다.

이들 회사는 주로 급전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체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
주는 영업을 하고 있다.

일부사는 투자금도 모으는 것으로 전해졌다.

"팩토링"과 "캐피탈"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중에서도 주의해야
할 곳이 있다.

캐피탈중에서는 삼성이나 현대계열 캐피탈처럼 여신전문금융협회에 등록된
금융기관이 있다.

13개가 등록중이다.

이들과 달리 금융기관이 아니어서 여신전문협회에 등록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팩토링중에서도 대신증권계열의 대신팩토링같은 몇개의 공신력 있는 회사와
달리 자산운용방법이 불투명한 곳도 있다.

주로 서울 테헤란로와 명동 일대에서 영업하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는 고배당을 앞세워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주식시장이 활기를 띰에 따라 "OO투자컨설팅"이란 이름을 가진 유사 투자
자문사도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늘었다.

인가받은 투자자문사로 행세하며 증권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주식투자를 대신해 준다고 고객을 유인해 투자금을 떼먹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OO펀드" "OO신용"이라는 이름을 내건 유사 금융회사도 있다.

"펀드" 이름을 단 회사들은 주로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처럼 행세하며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신용"사들은 급전 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예금을 받을 수 있는 금융기관은 은행 증권 보험
투자신탁 종합금융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신전문금융기관을 포함해 나머지 회사들이 예금을 받는 것은
명백한 불법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