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4일 건국 50주년 구호를 확정, 발표했다.

오는 10월1일 건국일을 맞아 국민들이 명심해야 할 50개 항목이다.

이 구호에서 가장 큰 특징은 공산당 건국의 아버지라고 할 마오쩌둥이
홀대를 받았다는 점.

대신 개혁개방의 설계사인 덩샤오핑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덩샤오핑은 4번째와 5번째 항목을 통해 전 인민이 추앙해야할 인물로
제시됐다.

구호는 ''덩샤오핑 이론으로 무장해 인민을 교육하자'', ''덩샤오핑 이론의
위대한 기치를 이어받아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21세기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오는 마지막에서 세번째(48번) 항목에서 형식적으로 거론되는
수준에 그쳤다.

48항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주의, 덩샤오핑주의 만세''였다.

중국 공산당 50년 역사를 되세기고 내일을 준비하는 기본 노선으로 제시된
이번 구호에서 마오쩌둥의 흔적은 거의 없는 셈이다.

건국 50주년 구호는 또 경제분야 항목에 큰 주안점을 뒀다.

개혁개방, 소유제도 개혁, 국유기업 개혁, 부유한 농촌건설, 분배제도 혁신
등이 거론됐다.

정치적 사안은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자는 것 외에는
눈에 뜨이지 않았다.

베이징의 중국문제 전문가들은 이를 들어 중국이 건국50주년을 계기로
마오쩌둥으로 상징되는 이념적 틀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탈공산주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거라는
해석이다.

21세기 중국 이해의 키워드는 실사구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