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6엔대에 진입했다.

13일 런던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백7.28엔에 거래를 시작한후 곧바로
엔화 매입주문이 쇄도, 지난 주말(10일)보다 2.2엔이상 급등한 달러당
1백6.46엔까지 올라갔다.

엔화가치가 1백6엔선을 기록하기는 지난 96년 8월초 이후 3년여만이다.

런던시장에 이어 열린 뉴욕시장에서도 엔화는 장중한때 달러당 1백6.20엔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앞서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지난 주말보다 1.14엔 오른 달러당
1백7.78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엔화가 급등한 것은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이 미.일의 공동시장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도 엔고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서머스 미재무장관은 최근의 엔강세(달러약세)와 관련, "미국으로서는 현재
시장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오부치 일본총리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엔고현상이 일본경제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면도 있다"며 "엔고
는 정도의 문제"라고 지적, 엔고를 어느정도 수용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외환전문가들은 "달러당 1백5엔대에 강력한 저항선이 구축돼 있지만 일본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국제자금이 도쿄증시로 몰려오고 있어 연내에 달러당
1백엔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시티은행의 폴 램버트 환율분석가는 "외국 투자자들이 일본증시에서 지난
31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8월에만 71억달러(7천8천2백억엔) 어치의 주식
을 사들였다"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일본 통화당국의 시장개입 선언에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