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 것만 같습니다"
다음달 3일 결혼하는 탈북 귀순자 탁영철(27.인하대 기계공학과 4년)씨가
북에 계신 부모님께 12일 "인터넷 청첩장"을 보냈다.
탁씨는 약혼녀 김경화(28.유치원교사)씨와 찍은 사진, 부모없이 결혼하는
심정 등을 결혼정보회사인 선우의 인터넷홈페이지(http://www.sunoo.co.kr)
에 띄웠다.
탁씨는 "아무 것도 없는 제게 남한의 예쁜 처녀가 시집을 오게 돼 결혼을
하게됐다"면서 "그러나 엄연히 살아계신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을 모시지
못하고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니 가슴이 무너질 것만 같다"고 애틋한 감정을
쏟아냈다.
이들의 만남을 주선한 선우는 이 인터넷 동화상을 비디오 테이프에
담았으며 이를 북에 있는 신랑의 부모에게 전달하는 사람에게 1천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탁씨는 지난 94년 9월 신의주 경공업대학 기계공학부 5학년 재학중 북한을
탈출했다.
그러나 기관원에 붙잡혀 수용소로 끌려간뒤 95년 5월 수용소를 다시 탈출,
중국 등에서 2년여간 불법체류하다 97년 5월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의 도움
으로 귀순했다.
< 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