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의 충격이 심했던 지난해 여성이 운영하는 사업체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소규모로 식당 다방 주점 등을 개업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사업체수는 통계조사를 실시한 지난 93년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3차산업에서 문닫는 사업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98년기준 사업체 기초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수는 2백78만2천개로 전년보다 2.5%(7만1천개)
줄었다.

대기업과 그 종사자 수가 1년새 대폭 감소한데 비해 소규모업체는 상대적
으로 덜 줄었다.

반면 정리해고자나 명퇴자들의 생계형 창업이 늘어나면서 전자오락실
개인택시 등은 크게 늘어났다.

<> 건설업 금융업 크게 위축 =업종별로는 건설업(9.2%) 제조업(7.8%)
금융업(7.4%) 교육서비스업(6.8%)의 사업체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아동복지시설 일반의원 등 사회복지사업(9.0%) 개인서비스업(2.2%)
무선.이동통신서비스업 등 운수통신업(1.4%)은 증가했다.

여성이 대표자인 사업체수도 전년(93만2천개, 33.5%)보다 0.8%(8천개)
늘어났다.

사업체 총종사자수(1천2백43만3천명) 역시 경기불황과 구조조정으로 전년
보다 7.7% 줄었다.

특히 건설업(27.7%) 제조업(10.2%) 금융업(10.0%)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 대형사업체 줄고 생계형 창업자 늘어 =4인이하 소규모 업체수가 전년보다
조금(1.0%) 줄어든 반면 5인이상 업체는 상대적으로 크게(11.7%) 감소했다.

이에따라 종사자 4인이하의 영세사업체 비중이 전년보다 1.3%포인트 증가
했다.

재경부 산업경제과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형사업체보다 소형사업체의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소기업창업은 대부분 생계형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재경부는 "앞으로 창업인프라가 개선되면 규모는 작지만 정보통신
벤처창업 중심의 고부가가치를 낳는 사업체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 3차산업 위주의 산업구조 =사업체수에 있어 2차산업은 감소추세를 보이는
반면 3차산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0.7%포인트 늘었다.

산업연구원(KIET)의 강두룡 박사는 80년대말부터 3차산업 위주로 산업구조
가 고착되고 있으며 선진국도 비슷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강 박사는 "2차산업의 사업체수나 고용인원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
으로 내다봤다.

<> 공공부문 고용 오히려 늘어 =작년에 금융.보험 건설 등 민간부문에선
대폭적인 인원감축이 이뤄진데 반해 공공부문 종사자 인원은 오히려 늘었다.

이는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이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에 구조조정으로 공무원수는 줄었지만 공공근로자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부문에서도 종사자수가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실직자가 늘어 가정주부들이 직업현장으로 뛰어 들면서
기술이 필요없는 유아상대 놀이방 등이 증가한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해석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규모와 고용인원이 줄어들고 서비스업이 번창하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창업인프라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생계형보다는 벤처형.지식형으로
창업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들어 경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대기업은 고용을 늘리기 보다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여 실업자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