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독일의 일요영업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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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점심을 굶지 않으려면 식당영업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일요일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아무것도 살 수 없다.
유럽에서 모든 상점이 일요일에 문을 닫는 것은 오랜 종교적 전통에 따른
것이다.
19세기말 등장한 노동자 주 휴무제와도 관련이 있다.
일요일은 교회에 가서 영혼의 때를 씻고 육체적 휴식을 취하는 날로 인식돼
있다.
따라서 많은 유럽국가에서는 일요영업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독일에서는 갑자기 일요일 영업 찬반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일요영업 물결이 일반 상점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불경기 영업손실 타개책으로 시작된 일요영업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자 법을 어기면서까지 문을 여는 가게가 늘고 있다.
라이프치히에 있는 호르텐 백화점의 경우 일요 매장을 찾는 고객수가 평일
보다 훨씬 많다.
평소 함께 쇼핑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 맞벌이 부부들로서는 대환영이다.
하지만 일요영업 금지론자들의 반대도 대단하다.
종교계는 예배로 경건하게 보내야 할 주일에 돈을 버는 행위는 불경한
짓이라고 규탄하며 이를 규제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치인들 사이에도 이와 관련한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얼마전 라이프치히 시의회는 10여개 상점에 대해 일요일 특별 영업권을
허가했다.
반면에 베를린 시의회는 관광특구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불법 일요영업이
적발되면 그날 하루 수입액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일요영업을 하면 판매액의 두배 이상이란 과중한 벌금을
물릴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의 자유를 외치는 상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시대에 뒤떨어진 모순된 법령을 따를 수 없다며 차라리 벌금을 내더라도
일요영업은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문제의 논란은 몇해전 프랑스에서도 정치논쟁으로까지 비화된 적이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 경건한 일요일을 주장하는 교회의 반발이 아니라
일요일 근무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휴일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노조의
반대로 아직도 일요일 영업 금지제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독일 정부는 일요영업을 주장하는 상인들과 이에 호응하는 소비자
여론, 그리고 교회를 중심으로 한 일요영업 반대 주장자들 사이에 끼여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일요영업 논쟁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일요일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아무것도 살 수 없다.
유럽에서 모든 상점이 일요일에 문을 닫는 것은 오랜 종교적 전통에 따른
것이다.
19세기말 등장한 노동자 주 휴무제와도 관련이 있다.
일요일은 교회에 가서 영혼의 때를 씻고 육체적 휴식을 취하는 날로 인식돼
있다.
따라서 많은 유럽국가에서는 일요영업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독일에서는 갑자기 일요일 영업 찬반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일요영업 물결이 일반 상점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불경기 영업손실 타개책으로 시작된 일요영업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자 법을 어기면서까지 문을 여는 가게가 늘고 있다.
라이프치히에 있는 호르텐 백화점의 경우 일요 매장을 찾는 고객수가 평일
보다 훨씬 많다.
평소 함께 쇼핑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 맞벌이 부부들로서는 대환영이다.
하지만 일요영업 금지론자들의 반대도 대단하다.
종교계는 예배로 경건하게 보내야 할 주일에 돈을 버는 행위는 불경한
짓이라고 규탄하며 이를 규제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치인들 사이에도 이와 관련한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얼마전 라이프치히 시의회는 10여개 상점에 대해 일요일 특별 영업권을
허가했다.
반면에 베를린 시의회는 관광특구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불법 일요영업이
적발되면 그날 하루 수입액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일요영업을 하면 판매액의 두배 이상이란 과중한 벌금을
물릴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의 자유를 외치는 상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시대에 뒤떨어진 모순된 법령을 따를 수 없다며 차라리 벌금을 내더라도
일요영업은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문제의 논란은 몇해전 프랑스에서도 정치논쟁으로까지 비화된 적이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 경건한 일요일을 주장하는 교회의 반발이 아니라
일요일 근무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휴일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노조의
반대로 아직도 일요일 영업 금지제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독일 정부는 일요영업을 주장하는 상인들과 이에 호응하는 소비자
여론, 그리고 교회를 중심으로 한 일요영업 반대 주장자들 사이에 끼여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일요영업 논쟁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