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술마신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서 양복에 밴
역한 냄새로 인상을 찌푸린 경험이 있다.

특히 담배연기 자욱한 술집에서 고기를 안주 삼아 마신 경우 옷과 몸에
남아 있는 고기구운 냄새가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불쾌지수를 높인다.

담배 고기냄새 등의 악취로 주위사람에게도 미안한 마음 뿐이다.

가정주부들도 예외는 아니다.

침대 소파 카펫 커튼 등에 깊게 배어있는 집안냄새를 어떻게 해결할까 여간
고민스럽지가 않다.

남편이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그렇다고 침대 소파 등을 자주 세탁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냄새와의 전쟁은 끝이 안보인다.

냄새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산 등 생체를 구성하는 성분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성된 휘발성 분자때문에 발생한다.

향기로운 냄새는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만 악취는 불쾌감을 줄 뿐
아니라 자율신경에 작용해 두통이나 초조감을 일으켜 활동의욕을 상실시킨다.

이처럼 인체에 해로운 악취로부터 인간들을 해방시켜주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P&G 등 생활용품업체들이 이같은 악취고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섬유탈취제"가 바로 그것이다.

P&G는 6년간의 연구끝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섬유탈취제 "페브리즈"를
지난 4월부터 국내시장에 내놓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올 3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국내시장에
나온 것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시판 5개월만에 1백만개 이상이 판매되는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로선 페브리즈가 국내 유일의 섬유탈취제다.

하지만 시장확대에 자극 받은 한국존슨&존슨도 조만간 "샤우트"라는
브랜드로 시판에 나선다.

미국에서 원료를 공급받아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P&G는 기존 방향제와 달리 섬유탈취제가 냄새를 잠시 덮어두는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페브리즈는 섬유에 밴 냄새입자를 분자수준에서 근본적으로 제거한다.

수산화프로필 베타 사이클로덱스트린, 염화 아연 등의 고분자로 이뤄진
활성시스템이 냄새의 화학성분을 분해해 준다.

식물과 미네랄에서 추출된 유효성분이어서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는게
회사측 주장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