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문제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이익치 회장 쇼크"가 겹쳐 주식
시장도 술렁거리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도 낙폭의 확대와 축소과정이 되풀이됐으나 강력한 반등
시도에 나서지는 못했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8엔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회사채 금리가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빛을 바래고 있다.

증권사 시황담당자들은 "외부호재가 내부악재를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익치 쇼크, 금리 상승등 내부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불안이 가셔지기 전까지는 엔화강세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것이란게 대체적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현실적 대책을 내놓을 경우
주가 상승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익치 회장 쇼크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은 향후의 전개양상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검찰 수사가 주가조작에만 포인트가
맞춰질 경우 악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1주일전부터 소문이 퍼져 있어 충격이 어느 정도 흡수됐다
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가조작 사건이 현대그룹이나 다른 재벌의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대그룹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된다면 금융기관의 보유채권
매도나 대출금 회수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주식시장에 초대형 악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도 "2일 오후장 한때 낙폭이 갑자기 커진 것도
삼성의 금융계열사에 대한 조사설이 퍼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현대전자
주가조작 수사와 같은 차원으로 시장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 실세금리 상승 =2일 회사채 수익률은 전날의 연중최고치를 또다시 경신
했다.

회사채의 대표격인 삼성전자가 연10.35%에 거래됐다.

산금채도 전날보다 0.2%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그런데도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임찬익 한화증권 채권영업팀장은 "펀더멘털측면이나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상태 등 두 측면 모두 금리 추가상승을 예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선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9.8%에 달해 적정금리는 한자릿수를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유가상승, 공공요금 인상등이 겹쳐 있어 향후 연12%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경신 이사는 "재테크에 대한 한국인의 기대수익률이 연12%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실세금리가 연12%수준까지 오르면 상당수 주식투자자들이 은행으로
자금을 돌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엔화 강세 =2일 엔화가치가 1백8엔까지 올랐지만 주가엔 별로 반영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엔화강세로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지만 예전보다 이익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연구위원은 "지난80년대 중반이후 엔화강세는 3차례나 나타났다"며
"일본기업들이 환율변수에 대한 대비책을 그동안 충분히 세워 한국기업의
반사이익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엔화강세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무엇보다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엔화가 2~3%절상된다고 쳐도 국내금리가 2~3%오른다면 효과가 신통찮을
것이란 얘기다.

이와함께 엔화강세는 미국금리상승과 미국주가 약세를 불러일으킬수 있다는
비관론도 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