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씨가 어느날 "획기적으로" 골프가 잘됐다.

5번홀까지 파4개에 버디 1개.

이르긴하지만 그 정도면 머리속에 "베스트스코어"가 자리잡게 마련이다.

그늘집 다음의 6번홀은 파3홀.

W의 티샷은 역시 핀을 향해 날랐다.

1.2m의 더할수 없는 버디 찬스.

더욱이 그리 어렵지도 않은 퍼팅라인이었다.

쑥쑥 들어가는 그날의 퍼팅감으로 볼때 그건 버디나 마찬가지.

그러나 늘 있는 케이스와 같이 W는 그 버디퍼팅을 미스, 파에 그쳤다.

문제는 그 다음홀부터.

7번홀은 파5홀로 무리하지만 않으면 파가 가능한 짧은 홀이었다.

그러나 그홀의 드라이버샷은 토핑이 되며 1백m 전진에 그쳤다.

가까스로 보기.

그리고 그 다음홀도 역시 보기였다.

전반 9홀을 마치고 그에대한 친구가 말했다.

"이봐, 자네가 6번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졌다고 치자. 그리고 그 벙커샷을
붙이거나 또는 롱퍼팅을 넣으며 파를 잡았다고 치자. 그러면 자네는 아주
신나는 기분으로 다음홀로 갔을테고 플레이는 여전히 상승세였을 것이다.
버디퍼팅을 실패해 파를 잡은 것이나 어렵게 파세이브한 것이나 똑같은
파이다. 결과적으로 자넨 그홀에서 파를 잡아 여전히 언더파를 기록중이었다.
그정도면 아주 대단한건데 왜 실망하며 다음홀부터 무너지는가"

이론적으론 맞는 얘기다.

그러나 그게 안되니까 아마추어 아닌가.

"마인드컨트롤, 인내심"이란 단어는 골프가 아주 잘될때 더 필요할지
모른다.

< 김흥구 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