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99년 여름의 레이디 골프스토리.

<>여성골퍼인 K씨는 어느날 불현듯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살도 빼고 싶고
골프도 잘 쳤으면 좋겠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남들은 내 스윙이 좋다고
하지만 거리는 아직 멀었다. 거리를 늘리는 방법은 임팩트의 질을 높이는 것.
그러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한여름, 가장 더운 시간에 연습장을 찾는 것이었다.

8월 초순에서 중순 사이의 가장 뜨거운 계절에 K씨는 오후 1~2시 사이의
가장 더운 시간을 일부러 택해 연습장엘 갔다.

그리고 거의 쉼 없이 두시간 이상 볼을 쳤다.

그 시간의 연습장은 텅텅 비다시피 했다.

K씨는 가장 좋은 타석을 선택, 이리치고 저리치며 여유있게 샷을 날렸다.

물론 땀이 비오듯 했다.

그러나 "땀 한방울=감량 10g"이라고 생각하자 더운게 오히려 반가웠다.

20일쯤 매일 그렇게 "사우나 골프"를 하자 체중이 5kg 줄었다.

그리고 가벼워진 몸에 임팩트가 붙으며 거리도 부쩍 늘었다.

최근 같이 라운드한 그의 남편은 아내의 "그 기막힌 아이디어와 의지,
그리고 그에 따른 장타구축"에 박수를 보냈다.

<>S씨도 비슷한 케이스.

그녀는 신문 칼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한달에 한두번 골프 쳐 가지고는 만년 그 타령. 골프는 집중 연마의
기간이 있어야 기량이 향상된다"

S씨는 작심하고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가장 더운 시기인 8월 둘째주에 5일연속 라운드를 했다.

다행히 친한 친구 한명이 공감을 표하며 합류했고 나머지 멤버는 매일
바뀌는 형태.

한여름 휴가철이라 부킹도 쉬웠다.

돈은 많이 들지만 "평생 한번은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과감히 투자했다.

생전 처음하는 5일 골프의 고비는 3라운드.

그땐 일어나기조차 힘들었지만 오기로 나갔다.

5일째를 마치자 그녀는 골프가 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특히 쇼트게임이 아주 좋아진 느낌이 왔다.

그린사이드 어프로치가 붙기 시작했고 3퍼팅이면 만족이던 그린위 플레이도
2퍼팅을 노리게 됐다.

S씨는 구력 5년 만에야 "쇼트게임은 투자에 비례한다"는 소릴 이해하게
됐다.

<>이상은 "집중 연마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

현재 1백타를 치는 여성골퍼가 한달에 서너번 라운드한다면 그 1백타는
기약없는 1백타다.

위 스토리와 같이 평생 한번이라도 "집중 라운드, 집중 연습"의 역사가
있어야 핸디캡이 줄어든다.

일단 뭔가를 깨달으면 그건 영원한 법.

한번이라도 80대를 친 골퍼여야 80대를 치는 방법, 그 과정, 그 느낌을 알수
있다.

일단 쳐 보면 그 다음엔 설사 후퇴하더라도 "언제든 칠수 있다"는 자신감이
남는다.

골프 좀 친다는 남자들은 죄다 그같은 과정을 겪었다.

그러니 여성들도 지금 당장 계획을 세워 도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