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정의 조명은 어두운 편이다.

대부분 보조조명은 무시한 채 주조명만 갖춰놓고 있다.

게다가 시공업체가 돈을 아낄 요량으로 싼 조명기구를 설치해 놓은 집이
허다하다.

실내가 어둡다고 생각되면 가을을 맞아 조명기구를 바꿔보는 게 좋다.

아이들 방을 환하게 바꿔주면 학습의욕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찾아 가볼만한 조명기구 시장을 소개한다.

<> 싸게 파는 시장

조명기구를 싸게 파는 시장으로는 서울 세운상가 일대, 용산전자상가,
논현동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세운상가 일대가 가장 크다.

세운상가와 청계3, 4가 주변에는 70여개의 조명기구 가게가 몰려 있다.

가격경쟁력에서도 이곳이 으뜸이다.

다만 승용차로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흠이다.

용산전자상가에도 전자랜드 별관과 원효전자상가를 중심으로 30여개의
조명기구 가게가 있다.

규모만 더 작을뿐 가격이나 진열 방식, 거래 유형 등에선 세운상가와
다를 게 없다.

논현사거리~강남구청사거리 중간 길가에도 조명기구 가게가 20여개 있다.

이곳은 조금 다르다.

가격에서는 세운상가와 용산전자상가보다 비싼 편이다.

그러나 매장이 넓고 산뜻하게 진열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세운상가 용산 논현동 등의 값이 비교적 싼 것은 도매와 소매를 겸하는데다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물건을 가져와 팔기 때문.

점포밀집지역이라서 경쟁이 치열한 것도 값이 싼 이유로 꼽힌다.

동네가게나 백화점 할인점에 비하면 값이 10~30% 정도 싸다.

<> 종류와 가격

조명기구로는 거실 천장에 매달아 놓는 샹들리에, 방 천장에 다는 방등,
식탁 위에 늘어뜨리는 펜던트, 벽에 붙여놓는 브래킷, 바닥에 세워놓는
플로어램프, 책상 위에 올려놓는 데스크램프 등이 있다.

32평 아파트의 천장등과 방등 식탁등 현관등 등 조명기구를 모두 바꾼다면
제품에 따라 값이 달라지지만 50만~1백만원이 든다.

용산전자랜드 직매장(707-4869)에서는 6등짜리 거실등은 18만원(유명회사
삼파장램프 포함) 정도 줘야 한다.

원목 6등짜리는 32만원, 소형 아파트용 4등짜리 판등은 7만~12만원이면
살 수 있다.

PL램프 2개가 들어 있는 아크릴 방등은 3만~4만5천원을 호가한다.

식탁등으로는 갓이 달린 1등짜리가 유명회사 삼파장램프를 포함해
3만5천~4만5천원, 6인용인 2등짜리는 4만~5만5천원이다.

책상용 인버터스탠드는 마진을 조금만 붙여 싸게 파는데 메이커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삼정인버터스탠드는 5만5천원이면 살 수 있다.

논현동에 있는 국제조명 직매장(544-8401)은 3층에 모델하우스를 갖춰놓고
있어서 고객이 조명기구를 실내에 달아놓았을 때의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5층에 있는 상설할인매장에서는 대량으로 팔고 남은 잔품을 반값에
판매한다.

갓이 달린 1등짜리 식탁등은 정가는 4만5천원이지만 2만2천5백원에
판다.

2등짜리 식탁등은 9만원짜리와 5만5천원짜리가 있는데 판매가격은 각각
4만5천원과 2만2천5백원이다.

램프가 3개인 9만원짜리 방등은 4만원이면 살 수 있다.

<> 쇼핑 포인트

조명기구를 살 때는 설치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대개 구매금액이 30만원이나 40만원을 넘으면 파는 가게에서 설치까지
해준다.

그러나 조명기구 한두개를 살 경우엔 직접 설치하거나 동네 전파사에
시공을 맡겨야 한다.

전파사에 맡길 경우 전등 1개당 1만원쯤 줘야 한다.

세운상가 일대나 용산전자상가에서 조명기구를 살 때는 램프와 안정기로
어느 회사 제품을 끼워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중국산 싸구려 제품을 끼워 비싸게 파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램프로는 오스람 필립스 번개표 등이 믿을만하고 안정기로는 KS마크나
품자마크가 있는 제품이 믿을만하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