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단원. 1745~1814년)는 조선시대 4대 화가의 한 사람으로 당시
회화사에서 괄목할 만한 위치를 차지했다.

산수 인물 풍속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 당대에도 이름을
크게 떨쳤다.

산수화에 있어서는 정선(1676~1759년)이 이룬 진경산수를 완성해 토착화된
한국산수화를 정립했다.

풍속화는 같은 시대인 신윤복과 쌍벽을 이뤘다.

국보 제139호인 군선도를 비롯 뛰어난 작품을 많이 남겼다.

대체로 50세를 중심으로 화풍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50세 이전엔 주로 화보에 의존한 중국적인 정형산수를 즐겨 그렸다.

50세 이후로 한국적 정서가 어려있는 실제 경치를 소재로 한 진경산수를
주로 그리면서 "단원법"이라 불리는 보다 세련되고 개성이 강한 독창적
화풍을 보이고 있다.

김홍도의 풍속화는 당시 상층사회인 사대부의 세계뿐만 아니라 농업 공업
상업에 종사하는 평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현장을 간략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원형구도 위에 풍부한 해학적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조선 후기에 그려진 서당(보물 527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은 김홍도의
수많은 풍속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글방에서 게으름을 피운 한 학동이 훈장에게 꾸지람을 듣는 장면을 사실적
으로 묘사하고 있다.

감히 얼굴을 훈장쪽으로 향하지 못하고 좌우 벗들이 보는 가운데 부끄럽고
안쓰러워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 그림은 또 문치로 5백년을 다스린 유교국가의 높은 교육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길이 28cm, 폭 24cm.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