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0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5척을 이란에서 수주, 한국과
일본 조선업계가 양분하고 있던 VLCC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세계조선시장에 커다란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와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조선회사 대련조선
신창은 30만t 원유운반선 5척, 합계 1백50만t을 수주했다.

대련조선신창은 중국선박중공업집단 산하기업으로, 중국최대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원양운수총공사가 주문한 17만t급 VLCC를 건조한 적이 있으나 해외에서
이처럼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대량 수주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대형VLCC
시장에 본격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수주한 VLCC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설계 등을 한국의 현대중공업
과 협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금액은 척당 7천만~8천만달러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그밖에 칭다오의 베이하이 조선소, 난통의 난통조선소, 상하이의
푸동조선소, 광조우의 광조우 조선소 등 4개조선소에서 VLCC건조를 위해
도크신설을 계획중이거나 신설하고 있다.

내년이후에는 이들 역시 내년이후 VLCC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주요 선종인 VLCC에 중국이 뛰어들면서 한.일 양국 조선업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초대형유조선이 주종을 이루는 탱커는 현대나 대우 등 국내
조선업계에서 건조하는 상선의 35~40%정도를 차지하는 중요한 선종이다.

국내 조선소들은 중국의 추격에 대비, 요즘들어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
드릴십 FPSO 등 고부가가치선으로 비중을 옮겨가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조선소들이 올들어 유럽에서 로로패신저
(자동차운반선과 여객선을 겸하는 선박)등 특수선을 수주하고 일본이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파나막스급 살물선을 수주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조만간 중국이 세계조선시장에서 점하는 비중이 10%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고의 영향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일본조선업계
의 경우 중국조선업계의 시장영향력이 커지면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

미쓰비시의 경우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선인 크루즈사업에 뛰어들었다.

-----------------------------------------------------------------------

< 용어해설 >

<>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원유운반선중 가장 큰 선형에 속하는 것으로
보통 30만t급을 일컫는다.

산유국으로부터 직접 원유를 실어나른다.

길이 3백80m, 너비 60m, 깊이는 32m정도.

배위의 넓이가 잠실운동장의 2배인 5천평에 달한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