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가 이틀째에 접어들면서 배정숙 연정희 이형기씨등 핵심증인들
사이에서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 검찰수사와 다른 점들도 여럿 발견되고 있어 재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나 =여러 증인들이 "각본"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언을 했다.

조복희씨는 "배정숙씨를 병원으로 찾아갔으나 연정희 이은혜씨등이 문을
걸어잠궜다"며 협박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형기씨는 "연씨가 정일순사장에게 "만일 입다물지 않으면 중수부에 잡아
넣겠다"고 위협해 정씨가 고민하는 것을 영장없으면 쓰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의원은 "검찰서 이형자씨와 대질신문을 했다는데 왜 조서가 없냐"고
따졌다.

경찰청도 첫조사와 세번째 조사에서는 연씨가 호피코트를 입었다고 진술했다

김학원 의원은 옷반환시기가 수사착수 시기와 근접하다며 "수사하기 전에
박주선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부터 옷을 반환하라는 귀띔을 받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씨는 "날짜가 어찌 됐건 옷과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짜맞추기 의혹을 부정했다.

또 의원들의 추궁에도 불구하고 연씨는 이날 모든 질문에 대해 검찰발표
그대로 답변했다.

<>최순영 회장 구속사실을 흘렸나 =배정숙씨에 따르면 연씨는 "지난
11월7일 "63"이 연말까지 구속이 보류됐다"고 말해 최순영 회장의 수사진행
사실을 흘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연씨는 "저는 "63"이라 안하고 "신동아"라고 그랬다"며 "바깥 일은
알지 못한다"고 주장, 누설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씨는 또 최순영 회장의 사돈인 조복희씨를 잘 모른다고 주장했으나 배씨는
"조씨를 소개하자 연씨가 "항공화물 집 아니냐"고 말했다"고 엇갈린 증언을
했다.

<>연씨가 구입한 옷값의 총액은 =조복희씨는 전날 "맨날 장관부인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냐고 묻자 배정숙씨가 "연씨가 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연씨는 "김태정 검찰총장이 취임하고 모임이 잦아졌고 딸 결혼식을 앞두고
있어 맘먹고 정장 몇벌 장만하려 했다"며 고가옷을 대량구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연씨는 라스포사에서 옷을 구입한 날짜도 청문회 도중 몇차례나
엇갈리는 진술을 했다.

처음에는 12월중 7일 19일 26일 세번 갔는데 배씨가 밍크코트 세벌이
있었다고 주장한 19일에는 "물건을 사지 않았으며 남보다 먼저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곧이어 "처음 갔을때는 집에 놔둔 상품권이 생각나 물건을 사지
않았다"고 했고 또 "26일에는 전에 사둔 딸아이 코트를 바꾸러 갔다"고
번복하는등 계속 말을 바꿨다.

<>호피무늬코트의 구입및 반환시기 =연씨는 호피무늬코트를 26일 입어
봤다고 주장하다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19일로 날짜를 번복했다.

그러나 호피코트는 "블라우스를 살때인 26일 트렁크에 실린 것을 3~4일뒤
발견했다"며 검찰발표와 동일한 답변을 했다.

반납시기도 검찰발표대로 "1월2일 기도원 갈때 팔에 걸치고 나와 트렁크에
실었으며 나중에 기사가 5일 돌려준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씨는 "12월19일 라스포사에가서 밍크 3벌을 입어봤다"며 "이은혜
씨가 1월7일 기도원에 올때 연씨가 호피코트를 입고왔다고 9일 알려줬다"고
주장,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연정희씨와 다른 증인들과의 상반된 진술 ]

<> 호피코트 돌려준 시기

- 연정희씨 : "98년 12월26일 트렁크에 실려온 것 2~3일후 발견"
"99년 1월2일 기도원 갈때 팔에 걸치고 나와 5일 운전사가
돌려줘"
- 배정숙씨 등 다른 증인 : "1월7일 기도원에 입고 왔다가 이은혜씨가
9일 알려줘"(배정숙)

<> 배정숙씨 등 협박여부

- 연정희씨 : "병원에 배씨를 위로하러 찾아가"
"협박 없었다"
- 배정숙씨 등 다른 증인 : "병원서 문잠그고 협박"(조복희)
"정일순 사장에게 입다물라 협박"(이형기)

<> 최순영회장 구속가능성 누설

- 연정희씨 : "바깥일은 알지 못한다"
- 배정숙씨 등 다른 증인 : "연말까지 구속보류 알려줬다"(배정숙)

<> 12월중 옷구입 여부

- 연정희씨 : "나나부티크에서 산 옷 되돌려 줘"
"라스포사에서 두차례 샀다"
"마음먹고 정장 장만"
- 배정숙씨 등 다른 증인 : "연씨가 해도 너무한다고 배씨가 말해"
(조복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