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숙씨가 이날 무려 8시간동안 증인으로서 답변한데는 변호인의 "훈수"가
있었다.

배씨의 변호인인 박태범 변호사(천지인 법무법인)는 사건관련 인물에 대해
조목조목 "모범답안"을 준비, 배씨에게 미리 숙지시켰다.

A4 용지 4쪽짜리 답변요령엔 이형자씨의 안사돈인 조복희씨의 경우 "우리
식구처럼 지내는 사이다. 나는 조씨를 위해서는 정말 최선을 다해 도와
주려고 항상 애를 썼다"고 써 있었다.

그러나 이형자씨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는 사이다. 행사때나 만나서
가벼운 목례 정도 하는 사이다. 조씨의 사돈이라 상당히 어려운 사이다"로,
라스포사 사장인 정일순씨는 "잘 모르는 사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검찰조서에 대해선 "상당히 부당한 조서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써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날자별 의상실별 상황을 메모한 이 답변요령 밑엔 "절대로 설명하려
하지 말고 손으로 만지작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간단명료하게 강한 어조로
말할 것"이란 행동지침도 써 있었다.

< 최명수 기자 me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