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는 기업공개때 주식을 발행해 계약자에게 배분해야 한다"
(금융연구원)

"계약자에게 주식을 배당해야 할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다"(삼성.교보생명)

한국금융연구원이 20일 개최한 "생명보험회사의 기업공개 방안" 공청회
에서는 기업공개에 따른 이득배분을 놓고 정부와 생명보험업계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최흥식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계약자에게 돌려 주지
않고 회사내에 적립된 재평가차익은 전액 계약자에 주식을 나눠 주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생명보험사가 유배당상품을 판매해 얻은 이익에서 주주몫은 5% 안팎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행 보험감독규정은 주주 몫을 최대 15%까지 인정하고 있다.

<> 계약자에게 주식배분하라 =최 부원장은 삼성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90년
자산재평가를 통해 각각 8백78억원과 6백62억원을 사내에 적립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이 돈을 계약자배당 재원 등에 활용토록 했지만 사용되지 않은
만큼 기업공개에 앞서 자본으로 전환한 뒤 계약자 몫으로 나눠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론 보통주(또는 우선주)를 발행해 계약자에게 무상 증여
하거나 현금배당후 계약자만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
했다.

금융연구원 제안대로 계약자에게 보통주를 배분하면 삼성생명의 기존주주
지분은 53.2%로 줄어들다.

전체의 46.8%가 계약자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교보생명의 경우 기존 주주와 계약자 지분이 각각 51.5%와 48.5%로 엇비슷해
진다.

최 부원장은 생명보험사 이익에서 주주 몫은 경영을 잘한 댓가와 자본금에
대한 이자를 더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원칙을 적용하면 삼성생명의 경우 주주 몫은 4.8%, 교보생명은 5.1%
밖에 안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기업공개에 앞서 한번더 고정자산과 유가증권 등의 자산을 재평가해
새로운 분배기준에 따라 계약자와 주주가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 계약자 주식배당은 법적 근거가 없다 =정기영 삼성금융연구소장은
재평가차익은 계약자배당재원 등에만 사용할 수 있다며 계약자에게 주식으로
환원하라는 주장은 비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주식배당은 주주의 고유 권리라며 계약자 주식배당은 법적으로
기존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주주 몫이 5%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가장 엄격한 미국
뉴욕주 보험법에서조차 유배당 보험상품의 이익 가운데 10%를 주주지분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우 교보생명 대표는 주주 몫이 5% 남짓이라는 주장은 정기예금 금리
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주주의 권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자산재평가 차익을 채권자인 계약자에게 배분토록 강요하는 것은
법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그는 주장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