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은 한국정부에 대해 대우문제 처리과정에 더 깊숙이 개입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17일 "IBRD측은 미국이 팬암항공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부 채권단과 회계법인 등 외부전문가로 대책반을 만들어 가동한
예 등을 들며 한국정부가 대우사태에 적극 개입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IBRD 관계자들은 세계적으로도 대우와 같은 큰 덩치를 가진 기업에 대해 채
무조정을 단행한 사례가 별로 없었다며 국가적 위기로 치달을 수 있는 사안
에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서는게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금감위 관계자
는 전했다.

금감위는 다시 관치금융 시대로 돌아갈 수 없기때문에 여신건전성 감독차원
에서 채권단을 통해 대우의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점검한다는 종전 입장을 고
수하겠다는 뜻을 IBRD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IBRD도 한국정부의 고민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IBRD는 이와함께 대우 등 재벌기업에 대해 채권단이 대출금출자전환을 과감
히 단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IBRD와 금감위는 다음달초 대출금출자전환 기법 등을 소개하는 워크숍을 열
고 대우계열을 포함한 30대그룹사에 대해 출자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금감위 서근우 심의관은 "작년 하반기에 대우중공업 등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졌다면 대우그룹은 지금처럼 어렵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window@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