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순조롭게 폐막된 경우는 드물다.

지난주말 끝난 제 206회 임시국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부 개혁법안이 변질 통과돼 논란이 일었고 신구범 축협중앙회장이 농.축협
통합에 반대, 할복자살을 기도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막을 내렸다.

또 세풍수사와 관련,국민회의와 한나라당 총무간 원색적인 욕설이 오갔으며
총리해임건의안 처리시 여권 의원들이 전원 퇴장해 여야간 심각한 앙금을
남겼다.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뉴밀레니엄을 겨냥한
새로운 정국운용 구상을 밝혔으나 금주 정가는 "경색"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17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총리해임건의안을 다시 제출
하는등 대여투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주초 "3김 정치 청산 및 장기집권 음모 저지위원회"를 발족시킨후 "3김
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운동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세풍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로 간주, 불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도
여야 대립의 새로운 불씨로 등장했다.

한나라당은 조사과정에서 현 정권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인데
반해 여권은 "방어"가 불가피한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측을 지나치게 자극해 정국이 세풍사건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19일 실시되는 고양시장 보궐선거는 금주 정가의 최대 이슈다.

여야는 이번 보선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의 민심을 가늠할수 있는
잣대로 보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지난 6.3 재선거에서 참패한 여권으로서는 보선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표로 국민회의의 신당창당 움직임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외부 영입 인사의 면모도 드러날 전망이다.

이에맞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인사 영입작업을 가속화 하면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 과대 포장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의 신당 움직임이 구체화 될지도 관심거리다.

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는 14일 저녁 총리 공관으로 소속 의원들을
초청, 만찬을 하는 등 내각제 개헌유보 후유증을 무마하고 있으나 그 가능성
은 여전히 잠재하고 있다.

20일 유럽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김용환 수석부총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