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SCUBA: 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다이빙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다.

인간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바다의 한 자락을 공기통에 의지해
들여다볼 수 있다.

수중의 별천지를 유람하며 세상의 묵은 때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자신만의 세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레포츠다.

바다에 처음 뛰어들면 냉기와 두려움으로 누구나 긴장하게 된다.

물살에 밀리는 몸을 추슬러 닻줄을 잡고 잠수를 시작하면 서서히 귀에
통증이 온다.

이때의 수심은 보통 3~4m.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코를 잡고 숨을 불어내면 양쪽귀가 뚫리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사라진다.

귀는 수압의 변화를 가장 빨리 느끼는 신체부위다.

잠수하면서 계속 귀 내외부의 압력을 맞춰야 통증이 없어진다.

닻줄의 끝을 지나 다다른 잠수포스트의 바닥은 수심 28m.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환상적이다.

산호초를 차려 입은 암벽 사이를 이름모를 고기들이 유유자적하고, 성게
멍게들은 이방인의 방문에 무신경한 듯 미동도 하지 않는다.

손을 내밀면 그제서야 움찔하고 반응이 온다.

바닷속에서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온이 내려가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한기를 느낀다.

익숙해지면 조류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괜찮다.

육지의 일상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고요함과 포근함으로 바다와 한몸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그러나 수중 망중한을 즐기다가는 공기부족으로 낭패를 보기 십상.

반드시 수시로 공기를 확인해야 한다.

공기게이지상의 남은 산소량 80바(PSI).

2백바가 들어가는 공기통을 불과 15분 만에 소모한 셈이다.

수심에 따라 다르지만 25m이상 수심에서는 상승을 시작해야 할 때다.

공기소모량은 수심과 조류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초보자의 공기 소모속도는 베테랑 다이버의 2배이상이다.

하지만 여성은 남자보다 폐활량이 작아 남성보다 오랫동안 수중관광을
즐길 수 있다.

수중상승은 스쿠버다이빙의 가장 어려운 기술중 하나다.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경우 몸이 압력차에 적응하지 못해 색전증이나 쇼크가
발생한다.

수심 30m의 기압은 지상의 4배인 4기압.

따라서 상승할 때는 신체가 기압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고개를 쳐들고 입에서 나오는 가장 작은 기포보다 빠르지 않도록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요즘은 시계처럼 생긴 컴퓨터가 적정 상승속도를 알려준다.

햇살이 스며드는 수위까지 올라오면 안도감과 발밑 세상에 대한 묘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보트에 몸을 싣고 부두로 돌아올 때쯤이면 아쉬움은 새로운 도전으로
바뀐다.

수많은 다이버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바다를 찾는 이유다.

< 속초=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