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서울 출생
<>83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계산통계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공학 석사.박사
<>휴먼컴퓨터 사장
<>디지틀 조선일보 이사
<>97년7월~ 삼보컴퓨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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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히트하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기본 명제에서
시작했습니다. PC를 대량으로 수출한 것이나 국내에서 체인지업 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모두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봅니다"
단일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백만대의 PC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삼보
컴퓨터의 정철(39) 부사장은 이번 계약도 "소비자 눈높이 맞추기" 전략이
주효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 98년 미국 현지판매법인 "이머신즈"를 통해 저가 PC판매를 판매,
9개월만에 소매시장 점유율 3위라는 성적을 올린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란
설명이다.
"PC사업을 하려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 부사장은 미국에 진출하는 무기를 가격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PC가 이미 보편화돼 한 집에 2대 이상을 들여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PC 선택하는 첫번째 기준은 가격입니다. 따라서 가격을
5백달러 미만으로 정해 놓고 부품을 대량으로 싸게 사 여기에 맞추는 방법을
택했죠"
결과는 9개월만에 1백만대를 파는 대성공이었다.
이같은 저가전략은 일본시장에서도 그대로 먹혀 들었다.
일본 소텍를 통해 판매하는 12만엔짜리 "e-one"이 불과 2주만에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른 것이다.
그의 "눈높이"마케팅은 이미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적이 있다.
지난 97년 선보인 체인지업 마케팅이 그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제품 사이클이 너무 짧아 PC 구입을 망설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PC가 "중고"취급을 받기 시작하는 2년뒤 새 부품으로 교체해
준다면 이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보컴퓨터는 체인지업컴퓨터를 앞장세워 그해 12월 국내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현재 삼보컴퓨터는 미국 일본 이외의 시장 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대 유통업체와 제휴했으며 중국엔 수출용 생산기지(선양공장)
를 갖췄다.
인도에서는 현지 PC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중이다.
"PC는 무상 공급하고 다른 서비스로 이익을 내는 프리PC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정 부사장은 이를 기반으로 직접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수출 목표 1조1천억원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 부사장은 이같은 수출에 힘입어 올해 삼보컴퓨터 매출이 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독특한 마케팅전략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국내 PC업계 최고의
아이디어 맨으로 떠올랐지만 원래 "영업"과는 거리가 먼 학자 출신.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전산학) 박사 학위를
땄다.
컴퓨터의 구조 등 "기본"에 대한 이해가 든든하기 때문에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전문 컴퓨터 경영인"으로 불린다.
90년대 중반까지 8년간 한글의 글꼴을 개발하는 벤처기업(휴먼컴퓨터)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97년 삼보컴퓨터 부사장으로 취임, 현재 이머신즈를 비롯한 해외사업을 맡고
있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