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협 부회장 약력 ]

<> 43년생
<> 부여고
<> 명지대 무역대학원 국제경영학
<> 상공부 중소기업국장
<> 마산수출자유지역 관리소장
<> 전북지방 중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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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만 여성경제인을 대변하는 최초의 법적단체인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지난달 27일 공식출범했다.

당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출범행사엔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을 비롯 5백여명의 여성경제인들이 참석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그 틈에 "청일점"으로 한 남성이 끼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협회의 공식출범과 함께 새로 만들어진 상근 부회장 자리를 맡게 된
박종협(56)전 전북중소기업청장.

여경협의 대외사업은 물론 내부 살림살이까지 도맡아야 하는 박 부회장은
"남성으로 여경협 상근 부회장에 앉게 돼 어깨가 두배로 무겁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산업자원부(옛 상공부)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관료 출신.

중기청이 생기면서 전북중기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이 시절 강한 뚝심과
추진력을 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직원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중소기업 경영애로 파악과 기술지원사업을
하도록 독려한 것.

전북 중소기업인들은 말보다 행동을 중시해 온 청장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주로 중소기업과 관련된 공직경력을 쌓아온 게 이번 영입에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먼저 여성경제인 지원을 위한 효율적 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빌딩에서 강남구 대치동의 넓은 사무실로 이사도 했죠.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사무국 인원도 늘리고 조직도 새로 정비할 생각입니다"

중소기업청은 올 하반기 여성기업 지원사업비로 1백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이 예산의 대부분을 위탁형태로 여경협이 집행하게 된다.

따라서 여경협의 활동범위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아직도 대출을 받을 때 남성을 보증인으로 요구하는 등 여성기업인들이
차별대우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정기 실태조사로 이런 부당한
차별은 철저히 파악해 시정토록 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30일 여성소상공인지원센터 개소식을 가졌지요. 여성창업을 촉진
하기 위해 곧 전국에 여성창업보육센터를 만들고 대대적인 창업강좌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그는 기존 여성기업인들을 위해서도 <>시장.산업정보제공 <>해외판로개척
<>생산기술공유 <>공동구매확대 <>교육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여성경제인을 지원하기 위한 토털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
하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요즘 많은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무척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공직생활중의 지인이나 업계 관계자를 만나 여경협의 추진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습니다. 이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급선무이지요"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 마자 발걸음을 옮겼다.

새로 얻은 사무실의 보증금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다.

"30년 공직생활을 그만 두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심경을 고백하는 박
부회장.

그는 여성경제인단체 최초의 남성 상근부회장이라는 "화제인물"이 아닌,
여성경제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준 일꾼으로 기억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전철역으로 사라졌다.

< 서욱진 기자 ventur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