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9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내각제 개헌 약속을 어긴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해도 좋을지에
대해 신임투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김종필 총리도 공약위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을 기만하는 내각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또 이를 유보함으로써 국정혼란을 야기하는 등
정치불신을 가중시켰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어 "김 대통령과 김 총리는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이제
명명백백하게 내각제 개헌 유보가 아닌 포기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은 어떠한 형태의 개헌 추진도 여권의 장기집권 음모로
규정, 강력 저지하겠다"며 현행 대통령중심제 헌법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지역할거 정치, 패거리 정치, 밀실야합 정치의 3김 정치로는
불과 1백여일 후면 닥칠 새 밀레니엄의 거대한 물결에 적응할 수 없다"며
3김정치 청산을 위해 한나라당이 그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3김정치 청산과 새로운 정치 실현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 모든 세력과 연대할 것이며 과감하게 한나라당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내에 "3김정치 청산 및 장기집권 저지를 위한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국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국민정당,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정책정당,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나라당의 "제2 창당"작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당내에 "뉴 밀레니엄 위원회"를 발족시켜 <>21세기
국가혁신의 방향과 모델 <>당의 정강정책을 포함한 당 개혁방향 <>당 정보화
추진 등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새로운 정치의 실현과 관련, 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
를 타파하고 국민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수렴.충족시켜줄 수 있는 정치 시스템
을 정착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돈 안드는 선거가 뿌리 내리도록 하고 정치자금의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분산을 제도화하여 모든 권력을 대통령에게 집중시키는 관행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