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기업들의 자구계획 이행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에 팔겠다고 약속한 자산을 제때 팔지 않은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채권단에게 이행실적이 부진한 기업에 대해선 영업실적 등을
다시 정밀 점검해 빚을 더 줄여주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 자구계획 이행 부진 =금융감독원이 8일 발표한 기업개선작업 추진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80개 워크아웃기업중 76개가 기업개선계획을 확정
하고 고려산업을 제외한 75개가 기업개선약정(MOU)을 체결했다.

MOU 체결기업들은 지난 6월말 현재 <>자산매각 6천2백69억원 <>외자유치
9천2백56억원 <>계열사정리 6백95억원 <>경영개선 2천9백59억원 <>유상증자
대주주 사재출연 등 7천4백39억원 등 모두 2조6천6백18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했다.

이는 당초 6월말까지 이행키로 한 자구계획 3조6천억원의 74%에 불과하다.

또 전체 자구계획(9조8천억원)의 27% 수준이다.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10개사를 공개했다.

자구계획 이행실적이 부진한 주채무계열 상위 5개사의 이행률은 세풍 2.4%,
동아건설 20.9%, 우방 60.9%, 진도 92.8%, 쌍용건설 96.9% 등이다.

또 중견대기업의 경우 성창기업 40.7%, 일동제약 50.0%, 서한 70.0%,
동화면세점 87.0%, 동보건설 87.5% 등이다.

그러나 워크아웃을 주도해온 기업구조조정위원회와 해당기업들은 자구실적
이 괜찮은 편이라는 시각이다.

기업구조조정위는 7월말 현재 워크아웃기업이 1조6천4백82억원의 자구실적
(부동산매각+유가증권매각+계열사정리)을 보여 MOU상의 자구계획
6조9천9백54억원의 23.6%에 이른다고 밝혔다.

아직 이행하지 못한 자구계획은 현실성있게 재조정해 4조2천3백48억원
상당으로 고쳐잡고 있다.

MOU상의 자구계획을 기준으로 하면 5조3천4백72억원이 아직 이행되지 않은
상태이다.

기업구조조정위 관계자는 "채권단과 기업이 의욕적으로 잡은 목표에 비하면
미흡하지만 예상보다는 진척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기업 관계자들은 "부동산을 팔려고 해도 가격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소 지연되는 것일뿐"이라고 주장했다.

<> 계열사 정리도 아직 부진 =워크아웃계열 기업은 주채무계열 2백48개,
중견대기업 1백1개 등 총 3백49개.

이중 워크아웃기업과 존속시키기로 한 기업을 제외한 정리대상기업은
주채무계열 1백98개, 중견대기업 51개 등 2백49개에 달한다.

금감원은 6월말 현재 주채무계열 78개, 중견대기업 17개 등 95개사가 매각
청산 합병 법정관리 등을 통해 정리됐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지만 계열사정리는 당초 계획의 38%만
완료된 셈이다.

<> 추가 자금지원 추진 =금감원은 이처럼 구조조정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영업실적을 재검토해 필요할 경우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통해
추가채무조정을 실시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워크아웃 대상기업의 계열사를 정리할 때 합병 법정관리 등을 추진하는
곳에 대해서도 고용조정,비핵심사업부문 정리 등 실질적인 기업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추진해온 워크아웃이 상당부분 잘못됐음을 감독당국이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계획이 확정된 76개사의 채권액 33조6천억원(은행권
20조8천억원, 제2금융권 12조8천억원)에 대해 <>이자감면 20조6천억원
<>출자전환 3조원 <>신규자금지원 1조6천억원 등 금융지원을 단행했다.

자금지원 이행률은 이자감면 96.5%, 출자전환이 73.3%, 신규자금 지원
82.1% 등으로 워크아웃기업측의 자구실적에 비해 높은 편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