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는 상금랭킹 1백25위까지가 다음 시즌 풀시드를 받는다.

그 순위안에 못들면 Q스쿨로 가거나 월요일 예선을 통해 "기약없는 출전"을
노릴수 밖에 없다.

1백25위라는 마지노선.

그곳을 향한 투쟁은 언제나 처절하다.

지난 2년간 가장 "처절한 고배"를 마신 인물은 브레트 퀴글리(29)라는
미국프로다.

97년 시즌에 그는 1백28위를 차지하며 풀시드 확보에 실패했다.

98년시즌엔 1백27위.

98년 마지막대회에서 단지 1타만 잘쳤더라면 그는 1백25위안에 들수 있었다.

아쉬움은 계속됐다.

그해 Q스쿨에서 그는 다시 1타차로 투어 카드 획득에 실패했다.

1타차.

그 과정에는 아마 몇밀리 차이로 홀을 돌아 나온 1m 퍼팅 등 극히 뼈아픈
과정이 존재할 것이다.

실력의 한계라 하기엔 너무 잔인한 골프.

본인입장에선 따라주지 않는 운이 야속하지 않을수 없다.

프로의 세계는 언제나 그와 같다.

골프가 직업이 되면 하나의 스윙,한번의 샷은 인생의 밤과 낮을 바꿔 버리는
극한적 투쟁으로 변한다.

결국 당신의 골프야말로 진정 행복한 골프이다.

당신 골프엔 압박감이 나타날 이유가 없다.

티샷이 OB가 나거나 1m 퍼팅이 빠지더라도 당신 인생은 전혀 변함없이
진행된다.

베스트스코어의 꿈이 초반 몇홀에서 깨지더라도 당신은 여전히 골프를
즐길수 있다.

그러니 볼을 앞에 놓고 노심초사할 필요가 있는가.

엊그제 당신은 ''죽어도 OB는 안된다'' 하다가 OB를 냈을지 모른다.

별것도 아닌데 인생을 결딴낼듯 치니 골프에 당하는것.

그저 자신있게 스윙하고 담담하게 퍼팅하면 될 뿐이다.

지나치게 진지하면 골프가 어려워 진다.

< 김흥구 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