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나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하는 역사속의 인물들은 어쩐지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기보다는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역사서 "인물세계사"(현공숙 엮음, 청아출판사,
전2권, 각권 8천원)가 나왔다.

도덕경을 남긴 의문의 학자 노자, 난세가 낳은 최고의 간신 조조, 인도의
태양 간디, 세계일주를 최초로 성공한 마젤란, 발명왕 에디슨, 너무나 추한
종말을 맞이한 아돌프 히틀러 등.

동.서양에 걸쳐 한 시대를 풍미했던 86명의 일생을 옛날 얘기를 들려주듯
재미있게 소개했다.

먼저 동양편에는 석가모니에서부터 등소평까지 고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동양사의 총체적 모습이 펼쳐진다.

서양편에선 소크라테스에서부터 케네디까지 서양사 곳곳에 숨어있는 흥미
진진한 에피소드가 한편의 드라마처럼 엮어진다.

특히 인물로 읽는 연표를 곁들여 동서양 인물을 하나하나 대조해 볼 수
있도록 꾸민점이 눈길을 끈다.

플러스 세계사, 재미로 읽는 세계사, 라이벌 세계사, 각 인물들의 어록 등
다채롭게 구성된 보너스 코너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 살아있는 역사 인물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따라서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게 되고 좀더 정확히 이들을
평가할수 있게 된다.

또 "~가 안됐더라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텐데"라는 가정법을 이용, 또다른
역사의 변화과정을 추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르코 폴로가 전쟁에 참여해 포로가 되지 않았다면 동방견문록
은 탄생하지 않았을 테고, 동방견문록이 없었다면 동양이란 신비의 땅은
유럽에 보다 늦게 알려졌을 게다. 그러면 콜럼버스는 황금과 향료의 땅
동양을 향해 배를 띄우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미국대륙은 다른 누군가에
발견되지 않았을까"라는 식이다.

역사를 바꾸어온 위인들.

그들은 어떻게 기존의 생각과 관념을 뛰어넘으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인물사 여행을 떠나보자.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